메시지는 따로 한 판에, 한 문장으로
대기실 안내물에 병원 메시지를 담을 때는 진료 안내와 이용 규칙이 실린 판과 따로 떼어, 메시지만 실은 판을 만듭니다. 진료 시간과 접수 순서를 알리는 진료 안내, 휴대전화와 음식에 관한 이용 규칙, 병원이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환자가 읽는 까닭이 서로 다릅니다. 진료 안내는 필요할 때 찾아 읽고, 이용 규칙은 지켜야 해서 읽고, 메시지는 기다리는 동안 눈에 들어와서 읽습니다.
세 가지를 한 판에 모으면 메시지가 가장 먼저 밀려납니다. 환자는 판 앞에 서면 자기에게 필요한 진료 시간부터 찾고, 그 옆의 메시지는 읽지 않고 지나갑니다. 메시지 판에는 병원이 전하려는 문장 하나와 그 문장을 뒷받침하는 짧은 설명만 둡니다. 문장이 둘 셋으로 늘어나면 환자는 어느 것이 병원의 말인지 가리지 못하고, 판은 다시 안내문처럼 읽힙니다.
대기실 안내물의 나눔
| 안내물 | 담는 것 | 환자가 읽는 때 |
|---|---|---|
| 진료 안내 | 진료 시간, 접수와 진료 순서, 휴진일 |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
| 이용 규칙 | 휴대전화 사용, 음식, 보호자 동반 같은 약속 | 지켜야 할 것을 확인할 때 |
| 병원 메시지 | 병원이 전하려는 문장 하나와 짧은 설명 | 기다리며 둘러볼 때 |
표의 마지막 줄만 병원이 하고 싶은 말이고, 앞의 두 줄은 환자가 알아야 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메시지 판은 진료 안내나 이용 규칙 판보다 크거나 화려할 까닭이 없습니다.
섞였을 때 생기는 일
메시지가 이용 규칙과 같은 판에 실리면 메시지도 규칙처럼 읽힙니다. 「환자의 시간을 아끼는 병원」이라는 문장이 「진료실 안에서는 통화를 삼가 주세요」 바로 아래에 있으면, 환자는 그 문장을 병원의 다짐이 아니라 환자에게 바라는 약속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진료 안내와 섞이는 경우에는 반대로 메시지가 정보처럼 읽힙니다. 진료 시간표 위에 메시지를 큰 글씨로 얹으면 환자는 진료 시간을 찾느라 메시지를 건너뛰고, 진료 시간이 달라졌을 때 판 전체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판을 나누어 두면 진료 안내만 새로 뽑아 갈아 끼울 수 있습니다. 메시지 판은 그대로 두고 진료 안내 판만 갈아 끼우면, 메시지 문장의 크기와 놓인 곳이 그대로 유지되어 환자가 같은 문장을 같은 곳에서 계속 읽게 됩니다.
읽기 쉬운 표시 기준
메시지 판도 안내 표시이므로 읽기 쉬워야 합니다. 병원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손글씨체나 가는 글자체를 쓰면, 가까이에서는 멋있어도 대기 의자에서는 글자의 모양이 흐려집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위한 의료시설 매뉴얼」(2022)은 종합안내소와 접수·수납창구의 안내표시에 고딕체나 이와 비슷한 읽기 좋은 글자체를 쓰고, 주변과 명확히 대조되는 색상으로 문자를 표시하며, 한글과 외국어와 그림을 함께 써서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하라고 안내합니다. 메시지 판은 이 매뉴얼이 다루는 곳은 아니지만, 같은 대기 공간에서 환자가 읽는 표시이므로 병원이 이 기준을 빌려 씁니다. 같은 매뉴얼은 대기 공간에서 번호를 안내할 때 문자를 함께 표시하고, 안내 표시에 픽토그램을 함께 써서 외국인 같은 이용자도 쉽게 알아보게 하라고 적고 있습니다.
글자와 바탕의 대비는 누리집에 쓰는 기준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W3C의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은 본문 글자와 바탕의 명도 대비를 4.5:1 이상, 큰 글자는 3:1 이상으로 정합니다. 메시지 판을 병원 색으로 꾸미더라도 글자와 바탕의 대비가 이 기준에 못 미치면 기다리는 환자가 멀리서 읽기 어렵습니다.
큰 글씨와 짧은 문장
같은 매뉴얼은 유니버설디자인을 의료시설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선명하고 큰 글씨나 점자를 쓴 표지판을 들고, 보건 정보를 큰 글씨, 점자, 오디오, 그림 같은 대체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소개합니다. 대기실의 메시지 판은 의자에 앉은 환자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읽는 판이므로, 진료 안내 판보다 글자가 커야 합니다.
글자를 크게 하려면 문장이 짧아야 합니다. 판 하나에 담을 수 있는 크기는 정해져 있으므로, 설명이 길어질수록 글자는 작아지고 멀리서는 읽히지 않습니다. 메시지 문장은 한 줄에 들어가는 길이로 다듬고, 짧은 설명도 몇 줄 안에서 끝냅니다.
메시지 판의 표시 기준
| 항목 | 기준 | 빌려 온 기준 |
|---|---|---|
| 글자체 | 고딕체나 이와 비슷한 읽기 좋은 글자체 | 의료시설 매뉴얼의 창구 안내표시 기준을 빌림 |
| 색 | 글자와 바탕이 명확히 대조되게 | 의료시설 매뉴얼의 창구 안내표시 기준을 빌림 |
| 대비 | 본문 4.5:1 이상, 큰 글자 3:1 이상 | W3C 접근성 지침 |
| 함께 쓸 것 | 외국어와 그림, 픽토그램 | 의료시설 매뉴얼의 창구 안내표시 기준을 빌림 |
병원 로고의 색이 연한 편이라면 메시지 판의 글자에는 로고 색을 그대로 쓰지 않고, 대비가 충분한 짙은 색을 글자에 쓰고 로고 색은 판의 테두리나 작은 장식에만 씁니다.
판을 놓는 곳
판을 나누었다면 놓는 곳도 나눕니다. 진료 안내는 접수 창구 가까이에 두어 접수하며 바로 확인하게 하고, 이용 규칙은 대기실 들어오는 곳이나 진료실 문 앞처럼 그 규칙이 필요한 곳 가까이에 둡니다. 메시지 판은 대기 의자에 앉았을 때 정면으로 눈에 들어오는 곳에 둡니다.
메시지 판의 높이는 선 사람이 아니라 앉은 사람의 눈높이에 맞춥니다. 대기실에서 메시지를 읽는 사람은 대부분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이기 때문입니다. 판 앞에 화분이나 진열대가 놓여 글자를 가리지 않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창가 가까이에 판을 두면 낮 시간에 빛이 반사되어 글자가 읽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햇빛이 드는 시간에 의자에 앉아 한 번 읽어 확인합니다.
판에 올릴 메시지 문장
메시지 판에 올리는 문장은 병원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과 이어져야 합니다. 「설명을 서두르지 않는 병원」이라는 문장을 올렸다면, 그 아래 짧은 설명에는 진료 뒤 궁금한 점을 다시 물을 수 있는 방법처럼 병원이 실제로 운영하는 일을 씁니다. 대기실에 앉은 환자는 곧 그 문장이 맞는지를 진료실에서 겪어 보게 되므로, 겪을 수 없는 약속은 대기실에 올리지 않습니다.
치료 결과를 약속하는 문장은 메시지 판에 쓰지 않습니다. 대기실 안내물이라도 병원 밖으로 사진이 퍼질 수 있고, 효과를 약속하는 표현은 광고 심의에서 문제가 됩니다. 판에 올릴 문장이 광고에 해당하는지 헷갈리면 의료광고 심의기구에 확인합니다.
메시지 문장은 대기실 판에서 처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이미 정해 둔 메시지 문장을 옮겨 오는 것입니다. 누리집과 안내 책자에 쓰는 문장과 대기실 판의 문장이 다르면 환자는 같은 병원의 말을 두 가지로 듣게 됩니다. 대기실 판에 맞추어 문장을 줄여야 한다면 뜻은 그대로 두고 길이만 줄입니다.
대기실 화면에 띄우는 메시지
대기실에 화면이 있다면 진료 순번 화면과 메시지 화면을 나눕니다. 순번 화면에 메시지가 겹쳐 나오면 환자는 자기 번호를 놓칠까 봐 메시지를 읽지 않습니다. 메시지는 순번이 나오지 않는 쪽 화면이나 순번 화면 사이에 잠깐 나오는 화면으로 둡니다. 메시지 화면에는 소리를 넣지 않고 문장만 띄웁니다. 순번을 알리는 소리와 겹치면 환자가 순번 안내를 잘못 들을 수 있습니다.
화면에 띄우는 메시지도 판에 올린 문장과 같은 글자로 씁니다. 화면의 글자 크기와 대비도 메시지 판과 같은 기준을 따르고, 한 화면에 문장이 하나만 나오도록 넘기는 시간을 넉넉히 정합니다. 문장이 다 읽히기 전에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면 환자는 문장의 앞부분만 기억합니다. 대기실 화면용 짧은 영상을 만든다면, 병원은 메시지 판의 문장 하나로 병원 영상 대본을 시작합니다.
대기실 안내물 자주 묻는 질문
대기실이 좁아 판을 여러 개 둘 수 없으면 어떻게 합니까?
한 판을 써야 한다면 판 안에서 구역을 나누고, 구역마다 제목과 테두리를 달리합니다. 구역의 제목은 「진료 안내」, 「이용 규칙」처럼 무엇이 실린 구역인지 바로 알 수 있는 말로 씁니다. 메시지 구역은 판의 아래쪽보다 위쪽에 두되, 진료 시간 구역과 맞닿지 않게 사이를 띄웁니다.
메시지 판에 원장 사진을 넣어도 됩니까?
넣을 수 있지만, 사진이 커지면 판이 원장 소개처럼 읽힙니다. 원장 소개는 의료진 안내 쪽에 따로 두는 편이 메시지와 섞이지 않습니다. 메시지 판에서는 문장이 먼저 읽히도록 사진은 작게 두거나 넣지 않습니다.
어린이 환자를 주로 보는 병원은 어떻게 표시합니까?
보호자가 읽을 문장과 아이가 알아볼 그림을 함께 씁니다. 그림은 메시지의 뜻을 돕는 것만 쓰고, 캐릭터가 문장보다 커지지 않게 합니다. 판의 높이도 아이 눈높이와 어른 눈높이 사이에 두어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볼 수 있게 합니다.
메시지 판은 얼마나 자주 새로 만듭니까?
메시지는 진료 안내보다 오래 쓰는 문장이므로 자주 새로 만들 까닭이 없습니다. 같은 판을 오래 쓰려면 처음부터 빛에 잘 바래지 않는 재질로 만듭니다. 판이 바래거나 병원의 메시지 문장 자체가 달라졌을 때 새로 만듭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메시지는 어떻게 둡니까?
한글 문장 아래에 같은 뜻의 외국어 문장을 작은 글씨로 함께 씁니다. 외국어 문장을 따로 판으로 만들면 한글 판과 뜻이 갈릴 수 있으므로 한 판 안에 둡니다. 외국어 문장도 한글 문장과 같은 글자체와 대비 기준을 따릅니다.
판을 나누고, 읽히게 쓰기
대기실 안내물에 병원 메시지를 담을 때는 진료 안내와 이용 규칙의 판과 따로 떼어 메시지 판을 만들고, 병원이 실제로 하는 일과 이어진 문장 하나만 올립니다. 글자체와 색의 대비는 의료시설 매뉴얼과 접근성 지침에서 빌려 온 기준에 맞추어 기다리는 환자가 앉은 채로도 읽을 수 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