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것은 원장에게서, 먼저 말할 것은 환자에게서
병원브랜딩의 출발점은 원장의 진료 철학과 환자의 필요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둘이 맡는 물음을 나누는 문제입니다. 원장의 진료 철학은 「이 병원이 무엇을 지키는가」에 답하고, 환자의 필요는 「그중 무엇을 먼저 말해야 하는가」에 답합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약속은 원장의 철학에서 나오고, 그 약속을 드러내는 순서와 말투는 환자의 필요에서 정합니다. 두 쪽이 어긋날 때는 그 어긋남이 진료 판단에 관한 것인지, 진료를 이용하는 경험에 관한 것인지, 표현에 관한 것인지를 먼저 가르고, 영역마다 다른 기준으로 맞춥니다.
이런 구분이 필요한 까닭은 진료 철학이 환자의 이익과 따로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한의사협회의 의사윤리강령은 의사가 환자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하며, 환자의 최선의 이익과 사생활을 보호하고, 환자의 인격과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고 밝힙니다. 의사윤리지침도 의사는 환자의 자율적인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환자의 권익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원장의 철학이 그 원칙 위에 있다면, 철학과 환자의 필요가 어긋나는 지점은 대개 철학의 내용이 아니라 철학을 전하는 방식에서 생깁니다. 병원브랜딩은 그 방식을 환자 쪽에서 다듬는 일입니다.
어긋남의 영역별로 먼저 따르는 쪽
| 어긋남의 영역 | 예 | 먼저 따르는 쪽 |
|---|---|---|
| 진료 판단 | 원장은 경과 관찰을 권하고, 환자는 빠른 처치를 원함 | 의료진의 판단, 다만 설명은 환자의 물음에 맞춤 |
| 이용 경험 | 원장은 긴 상담을 철학으로 삼고, 환자는 대기 시간이 길다고 느낌 | 환자의 필요, 상담 시간을 예약 구조로 반영 |
| 표현 | 원장은 전문 용어로 철학을 말하고, 환자는 쉬운 말을 원함 | 환자의 필요, 다만 뜻은 원장이 확인 |
| 우선순위 | 원장은 특정 진료를 강조하고 싶고, 환자는 진료 시간과 위치부터 찾음 | 환자의 필요, 찾는 정보부터 먼저 |
표의 첫 줄만 의료진의 판단을 먼저 따르는 까닭은 진료 판단이 브랜드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판단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방식을 다듬는 것까지입니다. 나머지 세 줄은 진료 판단이 아니라 환자가 병원을 겪는 방식에 관한 것이어서, 환자의 필요를 먼저 따라도 원장의 철학이 훼손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학이 환자에게 닿는 통로가 넓어집니다. 원장이 그 구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면, 철학 문장은 그대로 쓰되 그 문장을 어디에, 몇 번째로 쓸지만 환자 쪽 기준으로 정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철학 문장 받기에서 표현 원칙 대조까지
- 원장의 진료 철학을 문장으로 받기
- 환자 설문 기록에서 환자가 먼저 찾는 것 정리하기
- 두 목록을 영역별로 견주기
- 어긋나는 항목을 영역 기준으로 맞추기
- 맞춘 결과를 표현 원칙과 대조하기
첫째 단계는 원장의 진료 철학을 문장으로 받는 일입니다. 「충분히 설명한 뒤에 치료한다」, 「꼭 필요한 검사만 한다」처럼 원장이 진료에서 지키는 원칙을 서너 문장으로 받습니다. 이 문장들은 홍보 문구가 아니라 브랜드의 약속이 될 재료이므로, 꾸밈 없이 원장이 실제로 하는 일로 씁니다.
둘째 단계는 병원의 환자 설문 기록에서 환자가 먼저 찾는 것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설문 답 가운데 「처음 왔을 때 무엇이 가장 궁금했는지」, 「병원을 정할 때 무엇을 먼저 따졌는지」에 해당하는 답을 모아, 자주 나온 순서대로 줄을 세웁니다. 진료 시간, 위치, 대기, 설명의 정도처럼 환자가 실제로 쓴 낱말을 그대로 씁니다. 설문을 한 시기가 다르면 계절이나 진료 과목 구성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장 최근 설문을 기준으로 하고 오래된 설문은 비교용으로만 씁니다. 설문 문항에 병원이 원하는 답을 미리 적어 넣으면 환자의 낱말이 아니라 병원의 낱말이 돌아오므로, 문항은 열린 물음으로 짜고 답은 고치지 않은 채 모읍니다.
셋째 단계는 두 목록을 영역별로 견주는 일입니다. 원장의 철학 문장마다, 환자가 먼저 찾는 것 가운데 그 문장과 닿는 항목이 있는지를 짝짓습니다. 「충분히 설명한다」는 철학은 「설명을 잘 듣고 싶다」는 필요와 짝이 맞지만, 「대기 시간이 짧았으면 좋겠다」는 필요와는 부딪힐 수 있습니다.
넷째 단계는 어긋나는 항목을 영역 기준으로 맞추는 일입니다. 앞의 표처럼 진료 판단이면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고, 이용 경험과 표현과 우선순위면 환자의 필요를 먼저 따릅니다. 「충분히 설명한다」와 「대기가 짧았으면」이 부딪힌다면, 철학을 바꾸지 않고 상담이 긴 환자의 예약 간격을 따로 정하는 식으로 이용 경험의 영역에서 풉니다. 이렇게 풀면 철학 문장은 그대로 남고, 환자가 불편을 느끼던 지점은 예약 구조라는 다른 층에서 해결됩니다. 철학을 고치는 일과 운영을 고치는 일을 구분하면 원장과 직원이 서로 다른 문장을 고집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다섯째 단계는 맞춘 결과를 표현 원칙과 대조하는 일입니다. 의사윤리지침은 의사가 허위·과대광고, 다른 의사를 비방하거나 비하하는 광고, 의사와 의료의 품위를 훼손하는 저속한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원장의 철학을 환자의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장」, 「반드시」 같은 과장이 끼어들지 않았는지, 다른 병원과 대비하는 말이 들어가지 않았는지를 따집니다.
철학 문장을 환자가 찾는 말로 옮긴 예
| 원장의 철학 문장 | 환자가 먼저 찾는 것 | 맞춘 브랜드 문장의 예 |
|---|---|---|
| 「충분히 설명한 뒤에 치료한다」 | 설명을 잘 들을 수 있는지 | 「진료 전에 검사 결과와 치료 방법을 함께 설명합니다」 |
| 「꼭 필요한 검사만 한다」 | 진료비가 얼마나 드는지 | 「검사가 필요한 까닭을 먼저 말씀드리고 진행합니다」 |
| 「오래 다닐 수 있는 병원」 | 진료 시간과 위치 | 「평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에도 진료합니다」 |
표의 셋째 열은 원장의 철학을 버린 문장이 아니라, 환자가 찾는 말로 옮긴 문장입니다. 셋째 줄처럼 철학 문장이 추상적일수록 환자가 찾는 구체적인 정보로 옮겨야 약속으로 읽힙니다.
병원은 병원홍보를 원장의 철학 문장보다 환자가 먼저 찾는 물음의 순서로 엽니다. 환자는 병원의 철학을 읽기 전에 진료 시간과 위치와 설명 방식을 찾으므로, 그 물음에 먼저 답해야 철학까지 읽히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브랜드 언급 확보를 환자가 설문에서 쓴 낱말과 잇습니다. 사람들이 병원을 이야기할 때 쓰는 말은 원장의 철학 문장보다 환자가 경험을 묘사하는 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원장과 환자 가운데 먼저 따를 쪽을 가르는 조건
원장의 철학과 환자의 필요 가운데 어느 쪽을 먼저 따를지는 다음 조건으로 가릅니다.
첫째 조건은 그 사항이 진료의 내용과 효과와 위험을 다루는지입니다. 의사윤리지침은 의사가 환자에게 의료행위의 내용, 효과, 위험성 및 후유증 등을 설명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영역은 의료진이 판단하고 설명할 내용이므로, 환자가 듣고 싶은 말이 따로 있더라도 브랜드 문장이 의료진의 판단을 앞지르지 않습니다. 같은 지침은 진료 중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나 결과가 생기면 이를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해야 한다고도 정합니다. 브랜드 문장이 결과를 약속하는 쪽으로 기울면 이런 설명과 부딪히므로, 이 영역의 문장은 결과가 아니라 설명의 방식을 약속합니다. 원장의 철학이 앞서는 영역입니다.
둘째 조건은 그 사항이 환자가 병원을 정하기 전에 확인하는 정보인지입니다. 진료 시간, 위치, 예약 방법, 설명의 방식처럼 병원을 선택하기 전에 찾는 정보는 환자의 필요가 앞섭니다. 원장의 철학이 아무리 분명해도 이 정보가 뒤로 밀리면 환자는 철학을 읽기 전에 다른 병원으로 갑니다.
셋째 조건은 원장의 철학이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부딪히는지입니다. 원장이 지키려는 원칙이 환자의 선택을 좁히는 방향으로 표현된다면, 표현을 고칩니다. 의사윤리강령이 환자의 자기결정권 존중을 밝히고 있으므로, 「저희가 정한 방법만 합니다」 같은 문장은 「여러 방법을 설명드리고 함께 정합니다」처럼 환자의 선택을 드러내는 문장으로 옮깁니다.
세 조건을 차례로 따지면, 원장의 철학이 앞서는 곳은 진료 판단의 설명이고, 그 밖의 브랜드 문장은 환자의 필요에서 출발합니다.
브랜딩 출발점 자주 묻는 질문
원장의 철학을 설명하는 글에 치료법 이름을 써도 됩니까?
의사윤리지침은 의사가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의료광고를 하는 경우 의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시술 명칭이나 진단 명칭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철학을 설명하면서 병원이 따로 정한 별칭을 쓰기보다 의학계에서 쓰는 이름을 씁니다.
다른 병원의 과장 광고를 보면 우리도 맞서야 합니까?
의사윤리지침은 의사 또는 의사 아닌 사람이나 단체가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허위·과장 정보를 전파하거나 광고할 경우 이를 지적하고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수위의 표현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지적하는 쪽이 그 원칙에 맞습니다.
환자의 알 권리는 브랜드 문장과 어떤 관계입니까?
의사윤리강령은 의사가 환자의 알 권리를 존중하며 직무상 알게 된 환자의 비밀과 개인정보를 보호한다고 밝힙니다. 브랜드 문장에서 설명을 약속한다면 실제 진료에서 그 설명이 이루어져야 하고, 환자의 사례를 브랜드 문장에 가져오지 않는 것도 같은 원칙에서 나옵니다.
환자 설문이 없는 병원은 무엇으로 환자의 필요를 정합니까?
설문이 없다면 접수 창구와 전화로 가장 자주 받는 물음을 한 달 동안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묻는 물음은 환자가 먼저 찾는 정보이므로, 그 물음의 순서가 둘째 단계의 목록을 대신합니다.
원장이 바뀌면 출발점도 바뀝니까?
원장의 철학 문장은 원장과 함께 달라질 수 있지만, 환자가 먼저 찾는 정보의 순서는 같은 지역의 같은 진료라면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새 원장의 철학 문장을 받아 셋째 단계부터 견주면, 환자 쪽 목록은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