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짓수를 정하는 물음
병원 대표 색을 몇 가지로 정할지는 정답이 되는 숫자가 있지 않습니다. 대신 두 가지 물음으로 정합니다. 하나는 대표 색이 쓰일 곳이 어디어디인지이고, 다른 하나는 그 가운데 한 가지 색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곳이 있는지입니다. 쓰일 곳이 간판과 홈페이지 정도라면 색을 늘려도 관리할 곳이 적지만, 서류와 안내물, 유니폼, 영상까지 넓어지면 색 하나를 더할 때마다 맞춰야 할 곳도 함께 늘어납니다.
두 번째 물음은 가짓수를 줄이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여러 색을 쓸 수 있는 곳은 색을 늘릴 여지를 주지만, 한 가지 색만 쓸 수 있는 곳은 그 여지와 상관없이 지켜야 할 바닥을 정합니다. 흑백으로 인쇄되는 진료 서류나 처방 안내문, 한 가지 색으로 찍히는 직인처럼 병원 이름과 로고가 들어가지만 여러 색을 쓸 수 없는 곳이 있다면, 대표 색 체계는 한 가지 색만으로도 병원을 알아볼 수 있게 짜여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짓수는 쓰일 곳 가운데 가장 제약이 큰 곳에서 출발해, 색을 더 쓸 수 있는 곳으로 넓혀 가며 정합니다.
쓰일 곳을 셀 때는 병원이 직접 만드는 것과 업체가 만드는 것을 함께 셉니다. 간판과 외부 안내는 간판 업체가, 서류와 안내물은 인쇄소가, 홈페이지는 제작사가, 유니폼과 기념품은 또 다른 업체가 만듭니다. 업체가 하나 늘 때마다 색을 맞추는 대화가 하나 늘어나므로, 쓰일 곳의 수는 곧 색을 맞춰야 할 상대의 수이기도 합니다. 색이 하나뿐이면 그 대화는 한 가지 색값을 건네는 것으로 끝나지만, 색이 늘면 업체마다 어느 색을 어디에 쓰는지까지 함께 건네야 합니다.
이렇게 정하면 쓰일 곳이 좁은 병원은 대표 색 하나에 그 색을 받쳐 주는 색 하나로도 충분할 수 있고, 쓰일 곳이 넓은 병원은 보조 색을 더 둘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더한 색마다 어디에 쓰고 어디에는 쓰지 않는지가 병원의 시각 요소 규칙집에 들어 있느냐입니다. 가짓수를 정한 결과는 「대표 색 몇 개, 보조 색 몇 개, 한 가지 색 판 있음」처럼 한 줄로 규칙집 맨 앞에 싣고, 그 아래에 색마다 쓰는 곳을 이어 쓰면 처음 규칙집을 펴는 업체도 전체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 쓰일 곳 | 쓸 수 있는 색 | 대표 색 체계에 주는 조건 |
|---|---|---|
| 간판·외부 안내 | 여러 색 가능 | 멀리서도 대표 색이 먼저 보일 것 |
| 흑백 인쇄 서류 | 한 가지 색 | 한 가지 색 판으로도 알아볼 수 있을 것 |
| 홈페이지·화면 | 여러 색 가능 | 색만으로 뜻을 나누지 않을 것 |
| 직인·도장 | 한 가지 색 | 한 가지 색 판으로도 알아볼 수 있을 것 |
색이 늘어날 때 생기는 관리 부담
색을 하나 더하면 규칙집에 적어야 할 것이 함께 늘어납니다. 그 색의 정확한 값, 쓰는 곳과 쓰지 않는 곳, 한 가지 색 판에서는 어떻게 바뀌는지, 다른 색과 나란히 놓일 때의 순서가 모두 정해져야 합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간판 업체와 인쇄소와 홈페이지 제작사가 저마다 짐작으로 채우게 되고, 같은 병원의 색이 매체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 대표 색이 쓰일 곳을 모두 적고, 곳마다 쓸 수 있는 색의 수를 표시합니다.
- 한 가지 색만 쓸 수 있는 곳에서 대표 색 하나를 정합니다.
- 여러 색을 쓸 수 있는 곳에서 보조 색이 꼭 필요한지 따지고, 필요할 때만 더합니다.
- 더한 색마다 정확한 값과 쓰는 곳, 쓰지 않는 곳을 규칙집에 씁니다. 인쇄용 값과 화면용 값이 다르다면 둘을 나란히 넣습니다.
- 색에 뜻을 붙였다면 그 뜻을 색 말고도 알 수 있는 표시를 함께 정합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 보조 색을 더하려는 까닭이 「보기 좋아서」라면 한 번 더 따집니다. 보조 색이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맡는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없다면, 그 색은 관리 부담만 늘리고 병원을 알아보는 데에는 보태는 것이 적습니다.
네 번째 단계에서 정한 규칙은 업체에 일을 맡길 때마다 그대로 건넵니다. 규칙집이 있어도 업체에 건네지 않으면 업체는 화면에서 본 색을 짐작으로 옮기게 되고, 그 차이는 간판과 서류가 한자리에 놓였을 때 드러납니다. 새 업체와 일을 시작할 때는 결과물을 받은 뒤 규칙집의 색값과 나란히 놓고 맞는지 견주는 일까지 마쳐야 색 관리가 끝납니다.
| 색을 더할 때 | 규칙집에 더할 것 |
|---|---|
| 보조 색 하나 | 색값, 쓰는 곳과 쓰지 않는 곳, 대표 색과의 순서 |
| 한 가지 색 판 | 여러 색이 한 색으로 바뀔 때의 모양 |
| 색에 뜻을 붙임 | 색 말고 함께 쓸 글자나 모양 |
색에 뜻을 붙일 때
색이 늘어나면 색마다 뜻을 붙이고 싶어집니다. 진료과마다 색을 달리하거나, 건물 층 번호에 따라 색을 정해 안내에 쓰는 식입니다. 이때 W3C의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성공 기준 1.4.1 색 사용 해설이 기준이 됩니다. 해설은 색을 정보를 전달하거나, 동작을 나타내거나, 반응을 요구하거나, 시각 요소를 구분하는 유일한 시각적 수단으로 쓰지 않아야 한다고 정하고, 모든 사람이 색을 보거나 같은 방식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그 까닭을 밝힙니다. 부분 시력이 있는 사람과 색을 잘 보지 못하는 고령자, 특정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흑백 화면을 쓰는 사람이 그 예로 들어 있습니다. 해설이 드는 예 가운데에는 필수 입력 칸을 빨간 글자와 함께 아이콘으로도 표시한 양식, 화학 원소를 색과 함께 숫자로도 구분한 그림이 있습니다. 색으로 구분하되 색을 못 보는 사람도 다른 표시로 같은 정보를 얻게 한 경우입니다.
해설은 이것이 색을 쓰거나 색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를 막는 뜻이 아니며, 다른 시각적 표시로 보완하면 된다고 함께 밝힙니다. 색의 밝기 차이가 커서 대비가 3:1 이상이면 그것도 추가 구분으로 인정되지만, 특정 색을 알아봐야만 뜻이 통하는 경우에는 대비와 관계없이 추가 표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진료과마다 색을 정했다면 안내판에 진료과 이름을 함께 쓰고, 층 번호에 색을 붙였다면 층 숫자를 함께 씁니다. 색이 늘어날수록 이런 보완 표시도 함께 늘어나므로, 색에 뜻을 붙이는 일은 가짓수를 정할 때부터 관리 부담으로 셈해야 합니다.
밝기 차이를 쓰는 방법은 가짓수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대표 색 하나를 진하게 쓴 판과 옅게 쓴 판으로 나눠 쓰면, 새 색을 더하지 않고도 강조와 바탕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해설이 밝기 차이의 대비가 3:1 이상이면 추가 구분으로 인정된다고 한 것도 이 방법이 색 하나 안에서 구분을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 색을 알아봐야만 뜻이 통하는 곳에서는 여전히 글자나 모양을 함께 씁니다.
뜻을 붙이지 않은 색은 이 기준과 부딪히지 않습니다. 해설도 색이 정보를 전달하거나 구분하는 데 쓰이지 않은 경우에는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대표 색을 병원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만 쓴다면, 가짓수를 정할 때 따질 것은 앞의 관리 부담과 한 가지 색 판뿐입니다. 색에 뜻을 붙일지 말지를 규칙집에 분명히 하면, 업체가 임의로 색에 뜻을 붙여 쓰는 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여러 색을 쓸 수 있고, 화면에서 색으로 무언가를 구분하게 되는 곳입니다. 병원 홈페이지 디자인을 새로 짠다면 규칙집의 색 목록을 그대로 넘기고, 화면에서 색으로 무엇을 구분하는지와 그때 함께 쓸 글자나 모양을 미리 정해 넘깁니다. 제작사가 화면에 맞춰 새 색을 더하자고 제안한다면, 그 색이 규칙집의 어느 줄에 들어갈지부터 함께 정한 뒤에 받아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표 색을 한 가지로만 정해도 괜찮나요?
쓰일 곳이 모두 한 가지 색으로 충분하다면 괜찮습니다. 한 가지 색이면 매체마다 색값을 맞추는 일이 가장 단순해지고, 흑백 서류나 직인처럼 한 가지 색만 쓰는 곳에서도 바뀌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색만 쓰면 강조할 곳과 바탕을 구분할 방법이 줄어들므로, 글자 굵기나 여백처럼 색이 아닌 수단을 규칙집에 함께 정합니다.
진료과마다 다른 색을 써도 되나요?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색이 진료과를 구분하는 뜻을 갖게 되므로, 색만 보고 진료과를 알아야 하는 곳이 없도록 진료과 이름을 함께 씁니다. 진료과가 늘면 색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는 점도 미리 따집니다. 진료과 색과 병원의 대표 색이 한 화면에 함께 나오면 어느 쪽이 병원을 대표하는 색인지 흐려질 수 있으므로, 진료과 색은 안내판과 같은 좁은 범위에만 씁니다.
흑백으로 인쇄하면 로고가 알아보기 어려워지면 어떻게 하나요?
한 가지 색 판을 따로 만들어 규칙집에 넣습니다. 여러 색이 하나로 바뀔 때 어느 부분을 진하게, 어느 부분을 비워 둘지를 정해 두면 인쇄소마다 다르게 바꾸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색 판은 흑백 복사를 여러 번 거쳐도 알아볼 수 있는지까지 시험하면 실제 서류에서 흐려지는 일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보조 색이 많아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색마다 값과 쓰는 곳을 정하고 맞춰야 하므로, 업체가 바뀌거나 새 매체가 생길 때마다 맞출 것이 늘어납니다. 규칙집이 길어질수록 새로 일을 맡은 업체가 끝까지 읽지 않고 일부만 따르는 일도 생길 수 있어, 색을 늘리기 전에 그 색이 맡을 일을 먼저 정합니다.
대표 색을 정한 뒤 바꾸고 싶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대표 색을 바꾸면 쓰일 곳 목록에 있는 모든 곳을 다시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바꾸기 전에 그 목록을 꺼내 바꿀 곳의 수와 비용을 먼저 셈하고, 리브랜딩의 일로 계획합니다. 바꾸는 동안 옛 색과 새 색이 함께 쓰이는 기간이 생기므로, 어느 곳부터 바꿀지 순서를 정해 그 기간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