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를 결정에 꺼내 쓸 사람이 있는지로
병원에 비전과 사명 문구가 필요한지는 그 문구를 실제 결정에 꺼내 쓸 사람이 있는지로 가릅니다. 원장이 아닌 사람이 원장 없이 결정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 결정이 운영 회의에서 미뤄지거나 되풀이해 다투어지고 있다면, 결정의 근거가 될 한두 문장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모든 결정을 원장이 그때그때 내리고, 운영 규칙이 일상의 판단을 정해 주고 있다면, 비전과 사명 문구는 쓰일 곳이 없는 장식으로 남기 쉽습니다.
두 문구는 쓰이는 결정도 다릅니다. 사명은 병원이 지금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말하므로, 새 진료를 들일지, 업체의 제안을 받을지, 응대 방식을 어떻게 할지처럼 매달 나오는 결정에 쓰입니다. 비전은 병원이 몇 해 뒤 어디에 있으려는지를 말하므로, 공간을 넓힐지, 의료진을 더할지처럼 몇 해에 한 번 오는 큰 결정에 쓰입니다. 그래서 필요 여부도 둘을 나누어 따집니다. 사명은 필요하고 비전은 아직 이르다는 답도 나올 수 있습니다. 가상의 예로, 「동네 어르신이 설명을 다 듣고 돌아가는 의원」이라는 사명 문장은 대기실 진열 제안이나 응대 방식처럼 이번 달의 결정에 쓰이고, 「다섯 해 안에 재활 진료까지 한 건물에서 이어 받는 의원」이라는 비전 문장은 공간을 넓힐지 정하는 회의에서야 쓰입니다.
판단의 근거는 병원 안에 있습니다. 지난 운영 회의 기록에서 결정이 막혔던 안건을 찾고, 그 안건에 사명 한 문장이 있었다면 결론이 났을지를 따집니다. 병원브랜딩에서 비전과 사명은 문구를 먼저 짓는 일이 아니라, 이 따짐에서 문구가 할 일이 드러났을 때 짓는 일입니다.
회의 기록과 운영 규칙에서 찾는 신호
| 회의 기록과 운영 규칙에서 찾는 것 | 찾았다면 | 찾지 못했다면 |
|---|---|---|
| 원장 없이 결정해야 하는 사람 | 그 사람이 꺼내 읽을 사명 문장이 필요함 | 원장의 판단이 문구를 대신함 |
| 미뤄지거나 되풀이된 안건 | 안건마다 사명 문장으로 결론이 났을지 따짐 | 지금의 결정 방식이 작동하고 있음 |
| 운영 규칙이 정해 주지 못하는 판단 | 규칙 밖의 판단에 쓸 문장이 필요함 | 규칙이 문구의 일을 하고 있음 |
| 몇 해 뒤를 정해야 하는 안건 | 비전 문장이 필요함 | 비전은 그 안건이 올 때 지어도 됨 |
표의 가운데 열에 표시가 모이면 문구를 짓고, 오른쪽 열에 모이면 짓지 않습니다. 넷째 줄은 비전만의 줄이어서, 위 세 줄과 따로 읽습니다.
막힌 안건 추리기에서 둘지 말지 남기기까지
- 지난 운영 회의 기록에서 막힌 안건을 추리기
- 안건마다 결정한 사람과 막힌 까닭을 쓰기
- 운영 규칙이 정해 주는 안건을 빼기
- 남은 안건에 사명 한 문장을 대어 시험하기
- 시험 결과로 둘지 말지와 쓰일 결정 목록을 남기기
첫째 단계는 지난 운영 회의 기록에서 막힌 안건을 추리는 일입니다. 반년 남짓한 기록을 펼쳐, 결론 없이 다음 회의로 미뤄진 안건과 한 번 정한 뒤에 같은 내용으로 거듭 올라온 안건에 표시합니다. 결론이 바로 난 안건은 이 시험에서 빼도 됩니다. 문구가 할 일은 막힌 곳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둘째 단계는 안건마다 결정한 사람과 막힌 까닭을 쓰는 일입니다. 결정한 사람 칸에는 원장, 실장, 진료과장처럼 실제로 결론을 낸 사람을 쓰고, 막힌 까닭 칸에는 「기준이 없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달랐다」, 「정보가 모자랐다」처럼 회의 기록에 남은 말을 씁니다. 정보가 모자라 막힌 안건은 문구로 풀리지 않으므로 이 단계에서 따로 표시합니다. 결정한 사람 칸에 원장이 아닌 이름이 몇 번 나오는지도 함께 셉니다. 그 수가 문구를 꺼내 쓸 사람이 있는지를 보여 주는 첫 숫자입니다.
셋째 단계는 운영 규칙이 정해 주는 안건을 빼는 일입니다. 진료 시간, 휴진, 환불, 직원 근무처럼 운영 규칙에 기준이 있는 안건은 규칙을 고치는 일로 다루고, 문구의 시험에 넣지 않습니다. 규칙이 있는데도 막혔다면 규칙의 빈칸을 채우는 쪽이 먼저입니다. 빈칸을 채운 뒤에도 같은 안건이 막힌다면, 그 안건은 규칙이 아니라 판단의 문제이므로 넷째 단계의 시험에 넣습니다.
넷째 단계는 남은 안건에 사명 한 문장을 대어 시험하는 일입니다. 원장이 생각하는 사명을 초안 한 문장으로 쓰고, 남은 안건을 하나씩 읽으며 「이 문장이 회의 탁자 위에 있었다면 결론이 났을까」를 묻습니다. 초안은 누구에게 무엇을 하는 병원인지를 한 문장에 담고, 「최선」이나 「신뢰」처럼 어느 안건에도 결론을 주지 못하는 말은 넣지 않습니다. 시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까닭이 초안의 낱말에 있다면, 낱말을 고친 초안으로 한 번 더 시험합니다. 결론이 났을 안건이 여럿이라면 사명은 쓰일 곳이 있는 문구입니다. 하나도 없다면 초안이 너무 넓거나, 병원의 결정이 다른 방식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섯째 단계는 시험 결과로 둘지 말지와 쓰일 결정 목록을 남기는 일입니다. 둔다면 사명 문장 아래에 넷째 단계에서 결론이 났을 안건의 종류를 「이 문장을 꺼내 읽는 결정」으로 함께 씁니다. 목록의 줄은 「업체의 진열·협찬 제안을 받을지」, 「응대 방식을 새로 정할 때」처럼 안건의 종류로 쓰고, 줄마다 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함께 씁니다. 병원은 병원 검색광고 문구를 이 목록의 한 줄로 넣고, 문구를 고칠 때마다 사명 문장에 비추어 승인합니다. 두지 않기로 했다면 그 결정과 까닭을 회의 기록에 남기고, 언제 고쳐 따질지를 함께 씁니다.
막힌 안건에 사명 한 문장을 대어 본 예
| 막힌 안건(가상의 예) | 결정한 사람 | 막힌 까닭 | 사명 한 문장으로 결론이 났을까 |
|---|---|---|---|
| 건강기능식품 업체의 대기실 진열 제안 | 실장 | 받을지 기준이 없었음 | 났을 것임 |
| 야간 진료를 늘릴지 | 원장 | 인력 정보가 모자랐음 | 나지 않음, 정보의 문제 |
| 검색광고 문구의 새 시안 | 홍보 담당 | 사람마다 생각이 달랐음 | 났을 것임 |
| 직원 휴가 순서 | 실장 | 운영 규칙의 빈칸 | 시험에서 뺌, 규칙의 문제 |
이 예에서는 네 안건 가운데 둘이 사명 한 문장으로 결론이 났을 안건이고, 둘 다 원장이 아닌 사람이 결정한 안건입니다. 이런 결과라면 사명 문구를 두는 쪽이 쓰임이 있습니다.
둘 때와 두지 않을 때의 쓰임과 대가
비전과 사명 문구를 둘 때와 두지 않을 때는 결정이 이루어지는 모습과 그 대가가 다릅니다.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병원의 결정 구조에 어느 쪽이 맞는지를 견주는 일입니다. 같은 병원이라도 결정 구조가 달라지면 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구를 두는 병원에서는 원장이 없는 회의에서도 결정의 근거가 탁자 위에 있습니다. 실장이 업체의 제안을 받을지 정할 때나 홍보 담당이 광고 시안을 정할 때, 「이 문장에 비추어」라는 한마디로 회의가 짧아지고, 같은 안건이 거듭 올라오는 일이 줄어듭니다. 대가는 문구를 지키는 일입니다. 문구와 실제 결정이 어긋나는 일이 거듭되면 직원은 문구를 걸어 둔 장식으로 여기게 되므로, 문구에 맞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면 그 까닭을 회의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문구를 두지 않는 병원에서는 원장의 판단과 운영 규칙이 결정을 맡습니다. 원장이 매일 병원에 있고 결정할 사람이 원장 한 명뿐이라면, 문구 없이도 결정은 빠르고 일관됩니다. 문구를 짓고 고치는 데 드는 회의도 필요 없습니다. 대가는 원장이 병원에 없는 날에 드러납니다. 원장 없이 정해야 하는 안건이 생기면 결정이 원장이 돌아올 때까지 미뤄지고, 그 사이 환자를 만나는 칸에서는 직원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견주는 기준은 원장이 없는 날의 결정입니다. 원장이 없는 날에 정할 안건이 생기지 않거나 생겨도 운영 규칙으로 충분하다면 두지 않는 쪽이, 그런 날의 결정이 회의 기록에 막힌 안건으로 남아 있다면 두는 쪽이 병원에 맞습니다.
병원 비전과 사명 문구에 관한 질문
액자로 걸어 둔 비전 문구가 있는데 아무도 쓰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그 문구를 넷째 단계의 초안 칸에 그대로 넣어 시험합니다. 결론이 났을 안건이 없다면 문구를 내리거나 고칠 차례입니다. 내리기로 했다면 직원 회의에서 까닭을 함께 알려, 문구가 말없이 사라졌다는 인상을 남기지 않습니다. 고치기로 했다면 고친 문장으로 시험을 한 번 더 하고, 결론이 났을 안건이 생긴 뒤에 새 문장을 겁니다.
사명 문구를 누리집에 실어도 되나요?
실을 수 있지만, 병원 밖에 싣는 순간 그 문장은 환자가 읽는 홍보 문구가 됩니다. 안에서는 결정의 근거로 쓰던 문장이라도, 밖에 실을 때는 진료 결과를 약속하는 말이나 다른 병원과 견주는 말이 들어 있지 않은지 병원의 광고 문구 기준으로 따로 따집니다.
원장이 여럿인 의원도 같은 시험을 하나요?
합니다. 다만 원장이 여럿이면 「원장 없이 결정하는 사람」 대신 「원장끼리 생각이 달라 막힌 안건」이 시험의 중심이 됩니다. 그런 안건이 회의 기록에 남아 있다면, 사명 문장은 원장들이 함께 꺼내 읽는 합의의 근거가 됩니다.
사명 문구는 몇 문장이 알맞나요?
회의 탁자에서 한 번에 읽고 안건에 댈 수 있는 한두 문장이면 됩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안건마다 다른 구절을 근거로 꺼내게 되어, 같은 문구로 반대 결론이 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전 문장도 같은 길이로 쓰되, 사명 문장과 한 장에 나란히 놓아 두 문장이 서로 다른 결정에 쓰인다는 것이 드러나게 합니다.
시험을 언제 고쳐 해야 하나요?
원장 없이 결정하는 사람이 새로 생기거나, 운영 규칙을 크게 고쳤을 때 고쳐 합니다. 결정 구조가 달라지면 문구가 할 일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