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곳으로 나눠 점검하는 까닭
장애가 있는 환자를 위한 병원 공간은 이동, 안내, 화장실, 접수의 네 곳으로 나눠 점검합니다. 환자가 병원 문 앞에 도착해 접수를 마치고, 대기하며 화장실을 쓰고, 진료실까지 가는 길이 이 네 곳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곳이라도 막히면 다른 곳이 잘 갖춰져 있어도 환자는 혼자 진료를 받기 어렵습니다. 장애의 종류에 따라 막히는 곳도 다릅니다. 휠체어를 쓰는 환자에게는 이동과 접수가, 시각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안내가 먼저 막히기 쉬우므로 네 곳을 모두 따져야 합니다.
이렇게 나누는 방식은 공공 기준의 짜임과도 맞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소개하는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은 모든 시민이 나이, 신체 크기, 국적, 장애, 능력 등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공공건축물 편을 보도와 대지의 접점 공간, 접근 공간, 내부 이동 공간, 위생 공간, 피난 및 대피, 안내 및 기타 이용 시설의 여섯으로 나눠 싣습니다. 병원은 공공건축물과 쓰임이 다르지만, 환자가 지나는 차례대로 공간을 나눈다는 점은 같습니다.
점검 기준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위한 의료시설 매뉴얼에서 가져옵니다. 매뉴얼은 의료시설의 공간마다 계획 기준과 세부 항목을 제시하고 있어, 병원이 지금 공간을 그 항목에 하나씩 맞대어 따질 수 있습니다. 네 곳마다 따질 항목을 정하면 한 번의 확인으로 끝나지 않고, 같은 항목을 정해진 때마다 되풀이해 따지는 확인표가 됩니다. 확인표에는 공사로 정해지는 항목과 매일의 관리로 지켜지는 항목을 나눠 표시해, 공사 계획과 일상 관리가 각자 맡을 일을 분명히 합니다.
| 공간 | 따질 항목 | 매뉴얼의 기준 |
|---|---|---|
| 이동 | 복도 폭, 바닥 높이차, 장애물 | 복도 유효폭 1.2미터 이상, 바닥 높이차를 두지 않음 |
| 안내 | 출입구 안내판, 글자 | 출입구 측면 촉지도식 안내판 1.0~1.2미터 높이 |
| 화장실 | 장애인 등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 | 남자용과 여자용 각 1개 이상, 접근 가능한 통로와 연계 |
| 접수 | 창구 높이와 하부 공간 | 상단 0.7~0.9미터, 하부 높이 0.65미터·깊이 0.45미터 이상 |
이동과 안내에서 챙길 것
이동은 출입구에서 시작합니다. 매뉴얼은 출입문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문, 미닫이문, 여닫이문 등의 형태로 설치하고, 출입문 옆에 0.6미터 이상의 활동공간을 확보하도록 안내합니다. 손잡이는 레버형, 수평이나 수직 막대형, L형처럼 손으로 잡기 쉬운 형태로 설치하도록 합니다. 손힘이 약한 환자나 한 손에 지팡이를 쥔 환자는 둥근 손잡이 하나 때문에 문을 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오면 복도가 이어지는데, 매뉴얼은 복도의 유효폭을 1.2미터 이상으로 하되 양옆에 실이 있는 경우 1.8미터 이상을 확보하고, 복도 바닥에는 높이차를 두지 않으며 부득이하게 높이차가 생기면 경사로를 두도록 합니다. 바닥은 미끄럽지 않은 재질로 하고, 이동 동선의 보행장애물을 없애도록 합니다.
이 가운데 병원이 매일 지킬 수 있는 것은 장애물입니다. 복도의 폭과 높이차는 공사로 정해지지만, 대기 의자나 화분, 안내 입간판, 소독 물품 카트가 복도로 나오면 공사로 확보한 폭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동은 설계를 따지는 일과, 그 설계가 매일 비어 있는지를 따지는 일로 나눠 합니다.
안내는 눈으로 보는 안내와 손으로 만지는 안내를 함께 챙깁니다. 매뉴얼은 건축물 출입구 측면에 의료시설의 명칭, 인적서비스 위치, 접수대 등 내부의 위치와 실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촉지도식 안내판을 1.0~1.2미터 높이에 설치하도록 안내합니다. 종합안내소와 접수·수납창구의 안내표시는 읽기 좋은 글자체를 쓰도록 하고, 복도 바닥과 그 양옆 면의 색이 비슷하면 복도의 끝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밝힙니다. 종합안내소가 출입구 옆이나 정면에 있지 않다면 그 위치를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두도록 하는 설계·시공 팁도 실려 있어, 접수대가 안쪽에 있는 병원이라면 출입구에서 접수대까지 가는 길의 안내부터 갖춥니다. 매뉴얼은 촉지도식 안내판에 글자와 함께 픽토그램을 병기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하고, 음성유도안내와 연계해 다양한 감각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하며, 여러 사람이 만지므로 표면을 청결히 유지할 수 있는 소재를 쓰도록 안내합니다.
- 출입문의 형태와 문 옆 활동공간을 확인합니다.
- 복도에 놓인 물건을 치우고 유효폭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바닥에 높이차가 있다면 경사로가 있는지도 함께 따집니다.
- 출입구 측면의 안내판이 정해진 높이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 안내표시의 글자와 복도 바닥·양옆 면의 색 대비를 확인합니다.
| 안내 항목 | 따질 내용 |
|---|---|
| 촉지도식 안내판 | 출입구 측면, 1.0~1.2미터 높이, 접수대 위치 표시 |
| 창구 안내표시 | 읽기 좋은 글자체 |
| 복도의 색 | 바닥과 양옆 면의 색이 구분되는지 |
접수와 화장실, BF 인증
접수는 휠체어를 탄 환자가 창구 앞에서 직원과 눈을 맞출 수 있는지로 따집니다. 창구가 높으면 환자는 서류를 올려놓거나 서명하기 어렵고, 직원과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채 위를 올려다보며 이야기해야 합니다. 매뉴얼은 종합안내소와 접수·수납창구의 상단 높이를 바닥에서 0.7~0.9미터로 하고, 하부에는 무릎과 휠체어 발판이 들어갈 수 있도록 높이 0.65미터 이상, 깊이 0.45미터 이상을 확보하도록 합니다. 창구 앞에는 휠체어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활동공간을 두고, 창구는 출입문 가까운 곳에 단차 없이 접근할 수 있게 계획하도록 합니다. 눈여겨볼 점은 비장애인용과 장애인용 공간을 따로 구획하는 것을 지양하고, 가구 전체의 높이를 조정해 모든 곳에 접근할 수 있게 하라는 방향입니다. 매뉴얼은 접수·수납창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대기공간을 구획하고 의자를 배치하도록 하며, 종합안내소와 접수·수납창구는 공간을 나눠 이용자의 동선이 분산되도록 계획하라는 팁도 함께 싣고 있습니다. 낮은 창구 한 칸을 따로 두는 것보다 창구 전체를 누구나 쓸 수 있게 하는 쪽이 매뉴얼이 말하는 유니버설디자인입니다.
화장실은 매뉴얼이 장애인 등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을 남자용과 여자용 각 1개 이상 설치하고, 장애인 등의 접근이 가능한 통로와 연계해 설치하도록 한 기준에서 출발합니다. 그 화장실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되는지는 매일의 관리에 달려 있으므로, 이동처럼 설계와 관리를 나눠 따집니다. 화장실로 가는 길이 대기 의자나 물품으로 좁아지지 않았는지, 화장실 안내가 접수대에서 보이는지도 함께 따지면 앞의 이동·안내와 화장실이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집니다.
공간 전체를 공신력 있는 기관이 평가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BF 인증 개요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어린이, 노인, 장애인, 임산부와 일시적 장애인 등이 시설을 접근·이용·이동하는 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관리 여부를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로 설명합니다. 인증 등급은 인증 기준 만점의 100분의 90 이상인 최우수 등급, 80 이상 90 미만인 우수 등급, 70 이상 80 미만인 일반 등급으로 나뉘고, 본인증의 유효기간은 10년이고, 예비인증은 본인증 전까지 효력을 유지합니다. 설계에 반영된 내용을 대상으로 본인증 전에 받는 예비인증도 있으며, 공원과 법령이 정한 시설의 신축·증축·개축 건축물 등은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점검을 마친 결과는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에도 알 수 있어야 쓸모가 커집니다. 병원 홈페이지 디자인은 휠체어 접근 경로, 장애인 화장실, 낮은 창구 같은 정보를 찾기 쉬운 곳에 싣는 것부터 이 점검과 이어집니다.
병원 플레이스 사진을 새로 올린다면 경사로가 있는 출입구와 낮은 접수 창구처럼 기준을 갖춘 공간을 함께 담아, 환자가 사진만 보고도 접근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합니다. 사진 설명에는 경사로나 낮은 창구가 있다는 사실만 쓰고, 「누구나 불편 없는 병원」처럼 확인표 결과보다 큰 말은 쓰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공사 없이 바로 손댈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복도와 출입문 앞에 놓인 물건을 치워 유효폭과 활동공간을 되살리는 일, 안내표시가 가려지지 않았는지 따지는 일, 장애인 화장실을 비워 놓는 일은 공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창구 높이나 복도 폭처럼 공사가 필요한 항목은 다음 공사 계획에 올립니다. 손잡이를 레버형으로 바꾸는 일처럼 작은 공사로 되는 항목은 공사 계획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처리합니다.
작은 의원도 BF 인증을 받아야 하나요?
인증 의무가 있는지는 건물의 종류와 공사의 성격에 따라 갈리므로, 의원이 직접 판단하기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인증 안내를 통해 문의합니다. 의무가 없는 의원이라도 매뉴얼의 기준은 병원이 스스로 쓰는 확인표로 삼을 수 있고, 인증 등급처럼 점수를 매기지 않더라도 항목마다 갖췄는지만 표시해도 고칠 곳이 드러납니다.
창구를 하나만 낮추면 안 되나요?
낮은 창구 한 칸을 두면 휠체어를 탄 환자는 늘 그 칸으로만 가야 하고, 그 칸이 비어 있지 않으면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창구를 새로 짤 계획이라면 전체 높이를 맞추는 쪽을 먼저 검토하고, 당장 공사가 어렵다면 낮은 칸에 직원이 늘 있도록 배치를 정합니다.
공간 확인은 누가 맡아 하는 것이 좋나요?
설계 기준은 시설 담당이나 공사 업체와 함께 따지고, 매일의 장애물과 표시 상태는 접수 직원이 진료 시작 전에 한 바퀴 돌며 따집니다. 휠체어를 직접 밀어 출입구에서 접수대까지 가 보면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불편도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휠체어를 쓰는 환자나 보호자가 불편을 말해 주었다면 그 말을 확인표에 그대로 옮겨, 다음 확인 때 같은 곳을 먼저 따지게 합니다.
점검 결과는 어떻게 남기나요?
네 곳의 항목마다 기준, 지금 상태, 고칠 일, 고친 날짜를 한 줄로 남깁니다. 공사가 필요한 항목은 따로 모아 다음 공사 때 업체에 그대로 넘깁니다. 매뉴얼의 쪽 번호나 항목 이름을 함께 써 넣으면 업체가 기준을 따로 찾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