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결정이 아니라 참고
직원 투표만으로 로고를 정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투표는 직원들이 어느 시안에 마음이 가는지를 알려 주지만, 그 시안이 작은 크기에서도 읽히는지, 간판과 서류와 화면에 두루 쓸 수 있는지, 병원의 메시지와 맞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표는 시안 평가표로 먼저 거른 시안들 가운데 직원의 반응을 듣는 참고 자료로 쓰고, 최종 결정은 평가표의 기준과 투표 결과를 함께 읽은 결정권자가 내립니다.
투표를 아예 하지 않을 까닭도 없습니다. 로고는 직원이 매일 유니폼과 명찰과 서류에서 보는 것이고, 직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로고는 직원이 환자에게 병원을 소개하는 말에도 힘을 빼놓을 수 있습니다. 투표는 그런 반응을 결정 전에 알게 해 주고, 직원이 로고를 정하는 과정에 참여했다고 느끼게 해 줍니다. 다만 그 쓰임이 참고라는 점을 투표 전에 분명히 밝혀야 뒤탈이 없습니다.
결정권자도 투표 전에 분명히 합니다. 원장이 혼자 정하는지, 원장과 공동원장이 함께 정하는지, 원장과 실장이 함께 정하는지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투표 결과가 나온 뒤에 누가 마지막으로 정하는지를 두고 말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결정권자와 결정 방식은 투표 공지에 함께 씁니다.
투표를 언제 넣을지는 로고를 만드는 단계에 따라 다릅니다. 개원을 앞두고 직원이 아직 모이지 않았다면 투표 대신 원장과 함께 일할 몇 사람의 의견을 듣고, 운영 중인 병원이 로고를 새로 만든다면 시안이 두세 개로 좁혀진 단계에서 투표를 넣습니다. 시안이 많은 초기 단계에서 투표하면 표가 흩어져 결과로 읽을 것이 적습니다. 결정권자인 원장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원장이 한 표를 던지면 그 표가 어느 시안에 갔는지가 다른 직원의 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투표가 알려 주는 것 | 투표가 알려 주지 않는 것 |
|---|---|
| 직원들이 어느 시안에 마음이 가는지 | 작은 크기와 흑백에서도 읽히는지 |
| 직원이 그 로고를 어떻게 느끼는지 | 간판, 서류, 화면에 두루 쓸 수 있는지 |
| 시안마다 직원이 든 까닭 | 병원의 메시지와 맞는지, 다른 병원 로고와 헷갈리지 않는지 |
투표를 참고로 쓰는 조건
투표에 올리는 시안은 로고 시안 평가표를 먼저 통과한 것으로만 정합니다. 평가표에는 작은 크기에서 읽히는지, 흑백으로 바꾸어도 모양이 살아 있는지, 간판과 서류와 프로필 사진에 쓸 수 있는지, 병원의 메시지와 맞는지, 이미 있는 다른 로고와 헷갈리지 않는지 같은 기준을 넣습니다. 기준을 넘지 못한 시안을 투표에 올리면, 그 시안이 1위가 되었을 때 쓸 수 없는 로고를 놓고 직원과 결정권자가 맞서게 됩니다.
투표에 올리는 시안에는 누가 만들었는지를 밝히지 않고 번호만 매깁니다. 원장이 마음에 들어 한 시안이나 특정 직원이 제안한 시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표가 시안이 아니라 사람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시안마다 같은 크기, 같은 바탕에 놓아 보여 주어, 보여 주는 방식의 차이가 표에 섞이지 않게 합니다.
투표 방식도 정합니다. 투표는 무기명으로 하고, 시안마다 택한 까닭을 한 줄씩 쓰게 합니다. 까닭이 있어야 결과를 읽을 때 숫자만이 아니라 직원이 무엇을 좋게 보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진료를 맡은 직원과 접수·행정을 맡은 직원을 함께 참여시키면, 환자를 만나는 곳마다 로고를 어떻게 느끼는지가 두루 드러납니다. 투표 전에 원장이 결정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와 투표는 참고라는 점을 함께 알립니다. 이 안내 없이 투표를 하면 직원들은 1위가 곧 결정이라고 여길 수 있고, 다른 시안이 정해졌을 때 자기 표가 무시되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결과는 전체 표 수와 함께 맡은 일에 따라 나누어 읽습니다. 접수 직원이 택한 시안과 진료 직원이 택한 시안이 다르다면, 그 차이는 로고가 쓰이는 곳마다 다르게 느껴진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접수 직원은 서류와 명함에서, 진료 직원은 유니폼과 진료실 안내에서 로고를 자주 보기 때문입니다.
투표 결과는 숫자와 함께 까닭을 모아 정리합니다. 1위와 2위의 차이가 몇 표인지, 각 시안을 택한 까닭에서 되풀이된 말이 무엇인지를 한 장에 쓰고, 그 장을 평가표와 나란히 놓고 결정합니다.
투표를 언제 하는지도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디자인 업체가 시안을 처음 보여 준 날 바로 투표하면, 첫인상만으로 표가 갈릴 수 있습니다. 시안을 며칠 동안 접수대나 휴게실에 걸어 놓고, 실제 크기의 명함이나 간판 모형에 올린 모습도 함께 보여 준 뒤에 투표하면, 직원은 로고가 실제로 쓰일 모습을 떠올리며 택할 수 있습니다.
- 로고 시안 평가표의 기준을 정하고, 기준을 넘은 시안만 투표에 올립니다.
- 투표 전에 결정 방식과 투표가 참고라는 점을 알립니다.
- 무기명으로 투표하고 시안마다 택한 까닭을 한 줄씩 쓰게 합니다.
- 진료 직원과 접수·행정 직원이 함께 참여하게 합니다.
- 표 수와 까닭을 한 장에 정리해 평가표와 함께 결정 회의에 올립니다.
원장의 결정과 투표가 어긋날 때
원장이 투표 1위가 아닌 시안을 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결정의 까닭을 내부 회의 기록에 남기고, 직원에게 같은 까닭으로 설명합니다. 까닭은 평가표의 기준으로 말합니다. 예를 들어 1위 시안이 작은 크기에서 글자가 뭉개진다거나, 다른 병원의 로고와 모양이 비슷하다는 식으로 평가표의 어느 칸에서 차이가 났는지를 밝히면, 직원은 결정이 마음대로 내려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설명은 공지 글 한 줄로 끝내지 않고, 직원이 모인 시간에 원장이 직접 하는 편이 낫습니다. 질문이 나오면 그때 답하고, 답한 내용도 회의 기록에 함께 남깁니다.
투표 1위 시안에서 직원들이 좋게 본 점은 최종 로고에 살릴 수 있는지 따집니다. 직원들이 든 까닭이 색이었다면 최종 시안의 색을 조정하는 식입니다. 직원의 의견이 결정에 어디까지 반영되었는지를 설명에 함께 넣으면, 투표에 참여한 일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끼게 됩니다.
| 회의 기록에 남길 것 | 쓰는 내용 |
|---|---|
| 투표 결과 | 시안별 표 수와 되풀이된 까닭 |
| 평가표의 판단 | 시안별로 기준을 넘었는지, 차이가 난 칸 |
| 최종 결정과 까닭 | 정한 시안, 평가표의 근거, 투표에서 살린 점 |
투표 1위 시안을 쓸 수 없는 까닭이 평가표에 없던 문제에서 나왔다면, 그 문제를 평가표의 새 칸으로 더합니다. 예를 들어 투표가 끝난 뒤에야 다른 기관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면, 다음부터는 그 비교를 투표 전에 하도록 평가표를 고칩니다.
결정을 알릴 때는 새 로고가 언제부터 어디에 쓰이는지도 함께 알립니다. 명찰과 유니폼, 서식, 홈페이지에 바뀌는 날짜를 정해 공지하면, 직원은 결정을 하나의 일정으로 받아들이고 각자 맡은 곳의 준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결정을 알린 뒤에는 결정을 거듭 투표에 붙이지 않습니다. 결정 뒤에 반대가 있더라도 회의 기록의 까닭을 거듭 설명하는 데서 그치고, 새로운 문제가 드러났을 때만 평가표의 기준으로 따집니다.
투표 결과와 평가표, 회의 기록은 로고 파일과 함께 보관합니다. 몇 해 뒤 로고를 다듬거나 바꿀 때, 그때 직원들이 무엇을 좋게 보았고 무엇 때문에 지금의 로고로 정했는지를 알 수 있어, 같은 고민을 처음부터 되풀이하지 않습니다. 보관할 때는 투표용지 원본보다 결과를 정리한 문서를 남기고, 무기명으로 받은 까닭에서 누가 썼는지 짐작될 만한 표현은 정리 단계에서 덜어 냅니다. 투표에 참여한 직원이 나중에 자기 의견이 드러날까 걱정하지 않아야 다음 투표에서도 솔직한 까닭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료광고 금지 표현도 평가표의 한 칸이 됩니다. 로고 안에 글자나 짧은 문구를 넣는 시안이라면, 그 글자가 광고에 쓰면 안 되는 표현에 걸리지 않는지를 투표에 올리기 전에 따져, 문제가 있는 시안은 투표에서 뺍니다.
자주 묻는 질문
투표 결과를 그대로 따르면 안 되나요?
투표 1위를 그대로 결정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평가표를 통과한 시안들만 올렸더라도 투표는 참고이고, 결정권자가 평가표와 투표 결과를 함께 읽고 정합니다. 그렇게 읽은 결과가 1위 시안이라면 1위가 그대로 정해지지만, 그때도 정한 까닭은 평가표의 기준으로 회의 기록에 씁니다.
직원 수가 적으면 투표가 의미가 있나요?
직원이 몇 명뿐이라면 표 수보다 각자가 든 까닭이 더 쓸모 있습니다. 투표 대신 시안마다 한 사람씩 의견을 듣는 짧은 시간을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때도 들은 의견은 회의 기록에 남겨 결정의 근거로 씁니다. 의견을 듣는 순서는 원장이 아니라 직원부터 정해, 원장의 생각이 먼저 드러나 다른 의견을 누르지 않게 합니다.
환자에게도 투표를 받아도 되나요?
받을 수는 있지만 투표가 참고라는 점은 같습니다. 환자에게 받는다면 어떤 시안을 보여 주는지와 결과를 어떻게 쓰는지를 미리 정하고, 개인정보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합니다. 환자가 병원의 새 로고를 먼저 보게 되는 셈이므로, 결정 전에 바깥에 공개해도 되는 시안인지도 디자인 업체와 함께 정합니다.
투표에서 표가 비슷하게 갈리면 어떻게 하나요?
표 수보다 까닭을 읽습니다. 두 시안을 택한 까닭이 서로 다른 장점을 가리킨다면, 그 장점이 평가표의 어느 기준과 맞는지 따져 결정합니다. 표가 비슷하다는 사실과 결정의 까닭은 회의 기록에 함께 남깁니다.
디자인 업체가 1위 시안을 고치자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업체의 의견이 평가표의 어느 기준과 관련되는지 묻고, 기준에 근거한 의견이라면 반영을 따집니다. 고친 시안은 평가표를 한 번 더 거친 뒤에 확정합니다. 고친 정도가 커서 직원들이 택한 시안과 크게 달라졌다면, 그 사실도 직원에게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