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가 먼저, 메시지는 한 문장
진료 안내 문구에 병원 메시지를 녹이는 원칙은 간단합니다. 환자가 알아야 할 안내 정보를 먼저 쓰고, 병원 메시지는 그 뒤에 한 문장으로 붙여 씁니다. 메시지는 병원이 무엇을 약속하는지가 아니라 병원이 어떤 태도로 진료하는지를 보여 주는 문장이어야 하며, 효과나 비교를 담지 않습니다.
진료 안내 문구의 목적은 환자가 헤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접수 시간, 준비물, 검사 전 주의사항, 진료 순서처럼 환자가 행동으로 옮겨야 할 정보가 메시지에 가려지면 안내문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메시지는 안내를 방해하지 않도록 안내가 끝난 뒤에 씁니다.
메시지를 녹인다는 것은 안내문마다 슬로건을 붙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검사 전에는 금식이 필요합니다. 검사 결과는 원장이 직접 설명드립니다.」처럼, 안내의 마지막 문장이 병원의 진료 방식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정도가 알맞습니다.
메시지 문장을 정할 때는 병원의 진료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원장이 진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충분한 설명이라면 「진료 내용은 원장이 직접 설명드립니다」가, 기다림을 줄이는 것이라면 「예약하신 시간에 맞추어 진료합니다」가 메시지가 됩니다. 이 문장은 실제로 지킬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하며, 지키지 못하는 날이 잦은 약속은 메시지로 쓰지 않습니다.
메시지를 정했다면 모든 안내문에 같은 문장, 또는 같은 뜻의 문장을 씁니다. 안내문마다 메시지가 다르면 환자는 병원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병원 안의 안내판, 접수창구의 안내문, 예약 확인 문자, 누리집의 진료 안내 페이지가 같은 메시지로 끝날 때 메시지가 환자의 기억에 남습니다.
안내 항목별 메시지 붙이는 예
| 안내 항목 | 먼저 읽힐 정보 | 뒤에 붙일 메시지 예 |
|---|---|---|
| 접수 안내 | 접수 시간과 필요한 서류 | 「처음 오신 분께는 진료 전에 순서를 설명드립니다」 같은 말 |
| 검사 전 주의사항 | 금식 시간과 복용 약 확인 | 「궁금한 점은 검사 전에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같은 말 |
| 진료 순서 | 접수, 대기, 진료, 수납 차례 | 「진료 내용은 원장이 직접 설명드립니다」 같은 말 |
| 휴진 안내 | 휴진 날짜와 대체 진료 날짜 |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같은 말 |
표의 메시지 예는 가상의 문장입니다. 「먼저 읽힐 정보」 열의 내용이 빠짐없이 들어간 뒤에만 「뒤에 붙일 메시지 예」 열의 문장을 씁니다. 메시지 문장이 안내 정보보다 길어지면 순서가 거꾸로 된 것입니다.
안내 정보가 먼저 읽히게 하는 배치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위한 의료시설 매뉴얼(2022)」은 종합안내소와 접수·수납창구의 안내표시에 고딕체나 이와 비슷한 읽기 좋은 글자체를 쓰고, 주변과 명확히 대조되는 색상으로 문자를 표시하며, 한글과 외국어, 그림을 함께 써서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제시합니다.
같은 매뉴얼이 소개하는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의 운영 기준은 청각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 등을 위해 검진 내용과 절차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서면 안내문을 검진실 안에 갖추도록 합니다. 안내문이 갖출 첫째 조건이 이해하기 편한 글이라는 뜻입니다.
이 기준을 진료 안내 문구에 옮기면 배치 원칙이 나옵니다. 안내 정보는 읽기 좋은 글자체와 대조가 분명한 색으로 크게 쓰고, 병원 메시지는 그보다 작은 글자로 아래에 씁니다. 메시지를 강조하려고 안내 정보보다 큰 글자나 화려한 색을 쓰면, 환자의 눈이 안내보다 메시지에 먼저 가게 됩니다.
안내 정보와 메시지의 거리도 정합니다. 안내판에서는 안내 정보와 메시지 사이에 여백을 넉넉히 주고, 종이 안내문에서는 메시지 앞에 가는 선을 하나 그어 안내가 끝났음을 보여 줍니다. 환자는 선 위까지만 읽어도 필요한 행동을 모두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안내 정보는 한 문장에 하나의 행동만 담아 짧게 쓰고, 전문 용어는 환자가 쓰는 말로 풀어 씁니다. 그림 기호를 함께 쓰는 안내판이라면 그림이 가리키는 행동과 문장이 같아야 하고, 메시지 문장에는 그림을 붙이지 않아 안내와 섞이지 않게 합니다.
휴대전화로 받는 안내 문자도 같은 배치를 따릅니다. 문자의 첫 줄에는 날짜, 시간, 장소처럼 환자가 바로 행동해야 할 정보를 쓰고, 준비물이나 주의사항을 그다음에, 병원 메시지는 맨 마지막 줄에 씁니다. 화면이 작은 휴대전화에서는 첫 두세 줄만 읽고 문자를 닫는 환자도 있으므로, 메시지가 위로 올라오면 정작 필요한 안내가 읽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시지가 홍보로 읽히지 않게
메시지의 위치만큼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내용입니다.
안내문에 붙인 메시지가 홍보 문구처럼 읽히면 안내문 전체의 신뢰가 떨어집니다. 게다가 진료 안내 문구를 누리집이나 SNS에 올리면 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건강한 의료광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요(2판)」는 대가를 지급한 광고성 게시물인지와 관계없이 의료행위, 의료기관 및 의료인 등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나타내거나 알리는 행위라면 의료법상 의료광고로서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메시지 문장에는 치료 효과를 단정하는 말, 다른 병원과 비교하는 말, 최고나 유일 같은 최상급 표현을 넣지 않습니다. 메시지는 병원이 환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담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안내문 안의 메시지는 짧을수록 홍보로 읽힐 위험이 줄어듭니다. 형용사를 줄이고 병원이 하는 행동을 동사로 쓰면, 같은 메시지라도 꾸밈말이 아니라 안내의 일부처럼 읽힙니다. 「친절하고 따뜻한 진료」보다 「진료 전에 순서를 설명드립니다」가 안내문에 어울리는 까닭입니다.
| 홍보로 읽히는 표현 | 안내 속 메시지 표현 | 차이 |
|---|---|---|
| 「통증 없는 검사를 약속합니다」 같은 말 | 「검사 중 불편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같은 말 | 결과 약속 대신 태도 |
| 「지역 최고의 의료진」 같은 말 | 「진료 내용은 원장이 직접 설명드립니다」 같은 말 | 비교 대신 진료 방식 |
| 「한 번 치료로 끝」 같은 말 | 「치료 계획은 진료 후 함께 정합니다」 같은 말 | 효과 단정 대신 절차 |
표의 문장도 가상의 예입니다. 메시지를 쓴 뒤에는 「차이」 열의 기준으로 한 번 더 읽어, 결과를 약속하거나 비교하는 말이 섞이지 않았는지 점검합니다.
점검은 메시지를 쓴 사람이 아닌 다른 직원이 하는 편이 좋습니다. 쓴 사람은 자기 문장에 익숙해 꾸밈말을 놓칠 수 있지만, 처음 읽는 사람은 환자와 비슷한 눈으로 문장을 읽습니다. 처음 읽는 직원이 「광고 같다」고 느낀 문장은 환자에게도 그렇게 읽힐 가능성이 크므로, 그 문장은 안내 쪽으로 더 낮추어 고칩니다.
사실 위주 안내 문장의 쓰임
안내 정보를 먼저 쓰고 메시지를 절제한 진료 안내 문구는 병원 밖에서도 쓰임이 넓습니다. 접수 시간, 준비물, 진료 순서처럼 사실로 이루어진 문장은 누리집의 안내 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 채널 소개 문구로 옮겨도 뜻이 바뀌지 않습니다. 반대로 메시지가 앞에 선 안내문은 다른 곳으로 옮기면 홍보 문구만 남고 정작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잘려 나가기 일쑤입니다. 문장을 옮겨 쓸 일이 많을수록 안내와 메시지를 나누어 쓴 보람이 커집니다.
이런 문장은 병원 정보가 바뀌었을 때 고칠 곳을 찾기도 편합니다. 메시지와 안내가 섞인 문장은 접수 시간 하나를 고치려 해도 문장 전체를 새로 써야 하지만, 안내가 앞에 정리된 문장은 바뀐 정보만 교체하면 됩니다.
병원은 이렇게 사실 위주로 다듬은 진료 안내 문장을 모아 병원 AI 인용 콘텐츠를 만듭니다.
광고 문구와 말투 맞추기
진료 안내 문구에서 정한 메시지는 광고에서도 같은 말투여야 환자가 같은 병원으로 기억합니다. 안내문에서는 「원장이 직접 설명드립니다」라고 쓰면서 광고에서는 전혀 다른 말투를 쓰면, 병원 메시지가 서로 어긋납니다.
말투를 맞춘다는 것은 같은 문장을 복사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광고는 글자 수가 짧고 목적이 달라 안내문의 문장을 그대로 쓰기 어렵습니다. 다만 존댓말의 높이, 병원을 가리키는 이름, 원장을 부르는 호칭, 환자에게 권하는 행동의 말투는 같게 맞출 수 있습니다. 광고에서 약속한 말투와 병원에 와서 읽는 안내문의 말투가 같을 때 환자는 광고를 읽고 찾아온 병원이 같은 병원이라고 느낍니다.
안내문에서 정한 메시지의 말투를 광고에서도 이어 가려면, 병원은 병원 검색광고 문구를 진료 안내 문구와 나란히 놓고 같은 말투로 맞춥니다.
진료 안내 문구 메시지 자주 묻는 질문
진료 안내문에 병원 슬로건을 넣어도 됩니까?
안내 정보가 모두 들어간 뒤 아래쪽에 작게 넣는 정도라면 괜찮지만, 안내문 맨 위에 슬로건을 크게 쓰면 안내가 뒤로 밀립니다.
메시지 문장은 몇 개까지 넣습니까?
안내문 하나에 한 문장이 알맞습니다. 여러 문장을 넣으면 안내문이 홍보물처럼 읽히고 안내 정보가 묻힙니다.
외국인 환자용 안내문에도 메시지를 넣습니까?
외국어 안내문은 안내 정보를 정확히 옮기는 것이 먼저이므로, 메시지는 번역했을 때 뜻이 흐려지지 않는 짧은 문장으로 한정합니다.
검사 동의서 같은 서류에도 메시지를 넣습니까?
동의서처럼 환자가 내용을 이해하고 서명해야 하는 서류에는 메시지를 넣지 않고 안내와 설명에만 집중하는 편이 맞습니다.
안내 문구를 고칠 때 누가 승인합니까?
안내 정보는 담당 실장이, 진료 방법에 관한 문장이나 메시지 문장은 원장이 승인하는 식으로 나누면 내용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