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는 곳이 환자 동선에 닿는가
공간 리모델링 전에 환자 의견을 들을지는 고치려는 곳이 환자 동선에 닿는지로 가릅니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와 접수하고, 기다리고, 진료받고, 수납하고, 나가는 길 위의 공간을 고친다면 환자의 의견을 듣습니다. 직원 휴게실이나 창고, 진료실 안쪽의 기기 배치처럼 환자가 지나지 않는 공간이라면 환자 의견보다 그 공간을 쓰는 직원의 의견이 먼저입니다.
환자 동선에 닿는 공간은 병원이 매일 보는 모습과 환자가 처음 겪는 모습이 다를 수 있습니다. 직원에게는 익숙한 길이 처음 온 환자에게는 헷갈리는 길일 수 있고, 걷기 불편한 환자에게는 작은 턱 하나가 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공사를 마친 뒤에 이런 차이를 발견하면 다시 고치는 비용이 커지므로, 듣는 일은 설계 전에 합니다.
고치는 곳에 따른 의견
| 고치는 곳 | 환자 동선에 닿는지 | 먼저 들을 의견 |
|---|---|---|
| 출입구, 접수·수납 창구 | 닿는다 | 환자와 접수 직원 |
| 대기실, 화장실 | 닿는다 | 환자와 보호자 |
| 진료실 입구와 안내 표시 | 닿는다 | 환자와 의료진 |
| 직원 휴게실, 창고 | 닿지 않는다 | 직원 |
한 공사에 여러 곳이 섞여 있다면 동선에 닿는 곳만 떼어 환자 의견을 듣습니다.
환자 동선을 먼저 그리기
의견을 듣기 전에 환자 동선을 그립니다. 출입구에서 접수 창구, 대기실, 진료실, 검사실, 수납 창구, 다시 출입구까지 환자가 걷는 길을 평면도 위에 선으로 그리고, 고치려는 공간이 그 선 위에 있는지를 표시합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위한 의료시설 매뉴얼」은 종합안내소와 접수·수납 창구를 별도로 구획해 이용자들의 동선이 분산되도록 계획하라고 안내합니다. 동선이 한곳에 몰리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의견을 들을 첫 대상이 됩니다.
동선은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처음 온 환자와 재진 환자, 혼자 온 환자와 보호자와 함께 온 환자, 휠체어나 유모차를 쓰는 환자는 같은 공간에서 다른 길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대표적인 동선 몇 가지를 나누어 그립니다. 동선 그림에 환자가 멈추는 곳, 줄이 생기는 곳, 방향을 묻는 곳을 표시하면 의견을 들을 질문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직원에게 먼저 들을 것
환자에게 묻기 전에 직원에게서 먼저 들을 것이 있습니다. 접수와 안내를 맡은 직원은 환자가 어디서 자주 길을 묻는지, 어느 곳에서 줄이 생기는지, 어떤 불편을 말하고 가는지를 매일 겪습니다. 직원의 이야기로 환자에게 물을 공간과 질문을 좁히면, 환자에게 묻는 시간을 짧게 줄일 수 있습니다.
병원의 환자 불만 기록도 함께 읽습니다. 공간에 관한 불만, 예를 들어 화장실을 찾기 어렵다거나 대기실이 춥다는 기록이 있다면 그 공간은 리모델링 범위에 넣을지부터 따집니다. 다만 불만 기록은 불편을 말한 환자의 이야기만 담고 있으므로, 말하지 않은 환자의 불편을 찾으려면 공간 안에서 직접 묻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누구에게 들을지
의견을 들을 사람은 그 공간을 쓰는 다양한 환자입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UD 적용지침」은 모든 시민이 나이, 신체 크기, 국적, 장애, 능력 등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것을 유니버설디자인의 목적으로 설명합니다. 앞의 의료시설 매뉴얼은 접수·수납 창구의 안내 표시에 한글, 외국어, 그림을 함께 써서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나이가 많은 환자, 걷기가 불편한 환자, 아이와 함께 온 보호자, 외국인 환자처럼 공간을 다르게 겪는 사람들의 의견을 고루 듣습니다. 한 부류의 환자에게서만 들으면 그 환자에게 편한 공간이 다른 환자에게는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접수와 안내를 맡은 직원의 의견도 함께 들으면, 환자가 자주 길을 묻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의견을 듣는 방법
의견은 짧게, 공간 안에서 듣는 편이 낫습니다. 설계 도면을 보여 주며 묻기보다, 지금의 공간에서 「여기서 헷갈리신 적이 있습니까」, 「여기서 기다리실 때 불편한 점이 있습니까」처럼 그곳에 서서 묻습니다. 의료시설 매뉴얼 자체도 연구를 이론과 사례 분석에 더해 이용자 및 운영자 의견 수렴 등의 방법으로 수행했다고 밝히고 있어, 공간을 쓰는 사람의 의견을 듣는 일이 설계의 한 단계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환자가 실제로 걷는 모습을 관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관찰은 환자가 알고 동의한 경우에만 하고, 관찰 기록에는 어디서 멈추었는지, 어디서 길을 물었는지처럼 공간에 관한 내용만 남깁니다.
개인정보는 묻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공간에 관한 의견을 듣는 데에는 환자가 누구인지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분야별 개인정보 보호 안내서」는 의료기관이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필요 최소한의 수집이라는 입증책임을 의료기관이 지며, 수집목적의 범위 안에서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의견 기록지에는 이름과 연락처, 진료 내용을 적는 칸을 두지 않고, 필요하다면 휠체어 이용 여부나 보호자 동반 여부처럼 공간을 다르게 겪는 조건만 묻습니다.
관찰하면서 사진을 찍는 일은 피합니다. 같은 안내서는 개인정보를 성명이나 영상 등으로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로 설명하고, 그 정보만으로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어렵지 않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힙니다. 공간 사진이 필요하다면 환자가 없는 시간에 따로 찍습니다. 의견 기록지는 진료 기록과 다른 곳에 보관하고, 공사가 끝난 뒤 정한 기간이 지나면 정리합니다.
공간 의견 질문지의 예
| 공간 | 묻는 말 | 함께 묻는 조건 |
|---|---|---|
| 출입구 | 「들어오실 때 불편한 곳이 있었습니까」 | 휠체어·유모차 이용 여부 |
| 접수 창구 | 「접수 창구를 바로 찾으셨습니까」 | 처음 온 환자인지 |
| 대기실 | 「기다리시는 동안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까」 | 보호자 동반 여부 |
| 화장실 안내 | 「화장실 안내 표시를 보셨습니까」 | 없음 |
위 질문과 조건은 설명을 위해 지어낸 예시이며, 실제 질문지에도 이름과 연락처 칸은 만들지 않습니다.
듣는 기간과 공사 일정
의견을 듣는 기간은 설계를 확정하기 전에 끝나도록 정합니다. 설계자와 일정을 맞출 때 의견 수렴 기간을 먼저 넣고, 그 뒤에 설계 확정일을 정하면 들은 의견이 설계에 들어갈 시간이 생깁니다. 기간은 요일과 시간대를 고루 담을 만큼으로 정합니다. 오전에 오는 환자와 저녁에 오는 환자는 대기실의 붐비는 정도가 달라 다른 불편을 말할 수 있습니다.
공사 중에도 환자 동선이 바뀝니다. 공사 구역을 피해 임시로 돌아가는 길이 생기면, 그 임시 동선도 짧게 걸으며 불편한 곳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공사 기간이 길다면 임시 동선에 관한 의견도 한두 차례 들어, 공사 중 안내 표시를 고칩니다. 공사로 쓸 수 없는 시설이 있다면 그 사실과 대신 쓸 곳을 출입구에 먼저 알립니다.
들은 의견을 설계로 옮기기
모은 의견은 동선 그림 위에 옮겨 표시합니다. 같은 곳에서 불편이 되풀이된다면 그곳을 설계의 우선순위로 올리고, 설계자에게 의견의 원문과 함께 넘깁니다. 비용이나 건물 구조 때문에 반영하기 어려운 의견도 있으므로, 반영한 것과 반영하지 못한 것을 나누고 반영하지 못한 까닭을 기록합니다.
의견을 낸 환자에게 결과를 알릴 길은 없을 수 있지만, 공사 안내문에 환자 의견을 바탕으로 바꾼 곳을 짧게 밝히면, 환자는 병원이 의견을 실제로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때도 누가 의견을 냈는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직원에게도 어떤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나누면, 공사 뒤 환자가 바뀐 공간에 관해 물을 때 직원이 까닭까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사 뒤 바뀐 공간 알리기
공사를 마치면 바뀐 공간을 환자에게 알립니다. 출입구나 접수 창구의 위치가 바뀌었다면 재진 환자는 예전 길로 오다가 헤맬 수 있으므로, 누리집과 예약 안내 문자, 지도 서비스의 사진과 안내 글을 새 공간에 맞게 고칩니다. 공사 직후 한동안은 바뀐 곳에 임시 안내 표시를 더합니다.
바뀐 동선을 말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면 짧은 영상이 도움이 됩니다. 출입구에서 접수 창구, 대기실까지 환자의 눈높이로 걸으며 찍은 영상은 처음 오는 환자에게도 길잡이가 됩니다. 바뀐 동선을 환자가 미리 알아야 헛걸음이 줄어들므로, 홍보 담당은 새 동선을 따라 병원 영상 촬영을 진행합니다.
리모델링 전 환자 의견 자주 묻는 질문
작은 공사에도 환자 의견을 들어야 합니까?
공사 규모보다 환자 동선에 닿는지가 기준입니다. 의자 몇 개를 바꾸는 일이라도 대기실에서 환자가 오래 머무는 곳이라면 짧게라도 듣습니다.
의견이 서로 엇갈리면 어떻게 합니까?
어느 환자에게 불편이 큰지를 따집니다. 한쪽에는 조금 불편하고 다른 쪽에는 이용이 어려운 문제라면, 이용이 어려운 쪽을 먼저 고칩니다.
설계를 맡은 업체가 의견 수렴을 대신해도 됩니까?
대신할 수 있지만, 질문지에 개인정보 칸이 없는지와 기록을 병원이 함께 보관하는지를 미리 정합니다.
공사 기간에 진료를 쉬어야 합니까?
공사 범위와 소음, 먼지에 따라 다릅니다. 진료를 이어 간다면 진료 공간과 공사 구역을 나누고, 쉬어야 한다면 휴진 기간을 지도 서비스와 예약 환자에게 미리 알립니다.
의견을 들었는데 반영하지 못하면 신뢰가 떨어지지 않습니까?
반영하지 못한 까닭을 기록하고, 다음 공사 때 다시 따질 목록에 올리면 의견이 버려지지 않습니다. 환자에게도 바뀐 곳과 바꾸지 못한 곳을 함께 알리는 편이 낫습니다.
동선에 닿으면 듣고, 사람은 묻지 않기
공간 리모델링 전에는 고치려는 곳이 환자 동선에 닿는지로 환자 의견을 들을지 정합니다. 닿는다면 다양한 환자에게 그 공간 안에서 짧게 묻고, 이름과 연락처, 진료 내용 없이 공간을 겪는 조건만 기록하며, 들은 의견은 동선 그림 위에 옮겨 설계에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