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보다 모름을 줄이는 일
대기 시간 중 환자의 불안을 줄이는 방법은 기다리는 시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동안 환자가 모르는 것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 글이 다루는 모름은 셋입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왜 뒤에 온 사람이 먼저 들어가는지, 내 차례가 잊히지는 않았는지입니다. 병원은 대기 시간 기록에서 뽑은 예상 범위로 첫째를, 미리 정해 알린 순서 규칙으로 둘째를, 예상 범위를 웃돈 환자에게 직원이 먼저 다가가는 규칙으로 셋째를 줄이고, 그 세 가지를 머무는 환경이 받쳐 주게 합니다. 진료 내용에 관한 불안은 이 글의 범위가 아니며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다룹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위한 의료시설 매뉴얼」은 외래환자의 흐름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기다림(대기)」과 「헤매임」을 들고, 기다림에서는 로비 등의 공간 배치와 면적, 벤치 같은 설비, 음성과 음향과 안내데스크 같은 안내가 주요 개선 과제라고 씁니다. 같은 매뉴얼은 장애인을 포함한 고령자 등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경우 로비에서의 대기시간과 대기실 혼잡도, 환자 만족도가 개인의 신체능력과 연령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밝힙니다. 같은 대기실에서 같은 시간을 기다려도 환자마다 겪는 무게가 다르다는 뜻이어서, 병원브랜딩에서 대기의 경험은 평균 대기 시간 하나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대기 중 세 가지 모름과 건넬 정보
| 환자가 모르는 것 | 환자가 속으로 묻는 말 | 병원이 건넬 정보 | 정보를 만드는 근거 |
|---|---|---|---|
| 남은 시간 |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 지금 시간대의 예상 대기 범위 | 병원의 대기 시간 기록 |
| 순서가 바뀌는 까닭 | 왜 저 사람이 먼저 들어가나 | 미리 정해 게시한 순서 규칙 | 병원이 정한 접수·진료 순서 규칙 |
| 잊히지 않았는지 | 내 이름이 빠진 것은 아닌가 | 직원이 먼저 알려 주는 현재 순서 | 예상 범위를 웃돈 환자를 찾는 규칙 |
셋째 줄의 정보는 환자가 묻기 전에 건넬 때 쓸모가 생깁니다. 첫째와 둘째 줄은 게시물로 미리 알릴 수 있지만, 셋째 줄은 그날 그 환자의 사정이어서 직원이 다가가야만 전해집니다. 그래서 셋째 줄에는 「누가, 언제 다가가는지」를 규칙으로 정합니다. 다가가는 사람을 정하지 않으면 모든 직원이 다른 직원이 하리라 여기게 되고, 다가가는 때를 정하지 않으면 환자가 창구로 오고 나서야 알리게 됩니다.
병원은 재진 환자 관리를 다음 예약 안내에 그 시간대의 예상 대기 범위를 담는 일로 이어 갑니다. 재진 환자는 지난 방문의 대기를 겪고 다음 예약을 정합니다. 예약 안내에 범위가 함께 있으면, 환자는 대기가 짧은 시간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예상 범위 뽑기에서 예약 조정까지
- 대기 시간 기록에서 시간대별 예상 범위를 뽑기
- 순서가 바뀌는 사유를 순서 규칙으로 정해 게시하기
- 접수 때 예상 범위와 순서 규칙을 한 문장으로 알리기
- 예상 범위를 웃돈 환자에게 직원이 먼저 다가가기
- 오래 기다리기 어려운 환자의 예약을 조정하기
첫째 단계는 대기 시간 기록에서 시간대별 예상 범위를 뽑는 일입니다. 요일과 시간대마다 접수에서 진료실 입실까지 걸린 시간을 모아, 짧은 쪽과 긴 쪽을 묶은 범위로 정합니다. 숫자 하나가 아니라 범위로 정하는 까닭은, 그날의 사정에 따라 대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 숫자 하나를 들은 환자는 그 숫자를 약속으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가상의 예로, 화요일 오전의 기록에서 대기가 짧게는 15분, 길게는 40분이었다면 그 시간대의 범위는 「15분에서 40분」이 됩니다. 범위는 기록이 새로 모일 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고쳐 씁니다.
둘째 단계는 순서가 바뀌는 사유를 순서 규칙으로 정해 게시하는 일입니다. 예약 환자를 예약 시각에 맞춰 먼저 안내하는지, 검사를 마친 환자가 결과 설명을 들으러 진료실에 들어가는지처럼 병원에서 순서가 바뀌는 사유를 모두 모아 규칙으로 씁니다. 규칙은 대기실의 눈에 띄는 곳과 누리집 진료 안내에 같은 문장으로 게시합니다.
셋째 단계는 접수 때 예상 범위와 순서 규칙을 한 문장으로 알리는 일입니다. 「지금 시간대는 대기가 ○분에서 ○분 정도이고, 예약하신 분과 검사 결과 설명을 들으실 분이 먼저 들어갈 수 있습니다」처럼 접수 직원이 같은 문장을 씁니다. 같은 말을 모든 환자에게 하면, 나중에 순서가 바뀌었을 때 환자는 앞서 들은 규칙으로 그 까닭을 이해합니다.
넷째 단계는 예상 범위를 웃돈 환자에게 직원이 먼저 다가가는 일입니다. 접수 시각과 예상 범위의 긴 쪽을 비교해 범위를 웃돈 환자가 있으면, 정한 직원이 그 환자에게 다가가 지금 앞에 몇 명이 남았는지를 알립니다. 환자가 접수 창구로 와서 묻게 되기 전에 알리는 것이 이 단계의 기준입니다.
다섯째 단계는 오래 기다리기 어려운 환자의 예약을 조정하는 일입니다. 매뉴얼이 옮긴 세계보건기구와 세계은행의 「세계장애보고서」는 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 사례로, 진료 예약 시스템의 조정에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진료 예약 알려 주기, 예약진료 시 추가시간 배정, 진료 예약에서 첫 번째나 마지막 순서에 배정하기를 듭니다. 장애인 환자가 예약할 때 이 조정을 원하는지 묻고, 원한다면 예약 기록에 남겨 다음 예약에도 이어지게 합니다.
순서가 바뀌는 사유와 건넬 문장
| 순서가 바뀌는 사유 | 대기실에 게시할 문장 | 바뀌는 순간 건넬 한 문장 |
|---|---|---|
| 예약 환자 | 예약하신 분은 예약 시각에 맞춰 먼저 안내합니다. | 예약하신 분이 먼저 들어가시고, 앞에 ○명 남았습니다. |
| 검사 뒤 결과 설명 | 검사를 마친 분은 결과 설명을 들으러 진료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 검사를 마친 분의 설명이 먼저 있고, 그다음 순서입니다. |
| 상태가 급한 환자 | 의료진이 급하다고 판단한 분을 먼저 진료할 수 있습니다. | 먼저 진료가 필요한 분이 있어 조금 늦어집니다. |
| 진료실별 진행 차이 | 진료실마다 진료 시간이 달라 순서가 바뀔 수 있습니다. | 다른 진료실의 순서가 먼저 진행되었습니다. |
셋째 열의 문장에는 다른 환자의 이름이나 진료 내용을 넣지 않습니다. 「검사를 마친 분」, 「먼저 진료가 필요한 분」처럼 사유만 말하고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야, 순서를 설명하는 말이 다른 환자의 사정을 드러내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셋째 줄의 판단은 의료진이 하며, 직원은 그 판단을 정한 문장으로 전하기만 합니다.
병원은 병원 플레이스 사진을 대기실의 순서 규칙 게시물이 읽히는 사진 한 장까지 포함해 갖춥니다. 처음 오는 환자가 그 사진에서 순서 규칙을 미리 읽어 두면, 대기실에서 순서가 바뀌는 순간에도 처음 듣는 규칙이 되지 않습니다.
불안을 키우는 세 가지 잘못
대기 중 불안을 줄이려다 오히려 키우는 잘못이 셋 있습니다.
첫째 잘못은 「10분이면 됩니다」처럼 숫자 하나로 남은 시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첫째 단계에서 범위를 정하는 까닭과 같이, 숫자 하나는 환자에게 약속으로 남고, 그 숫자가 지나는 순간부터 환자는 처음보다 더 불안해집니다. 범위의 긴 쪽까지 말해 두면 그 시간 안에 들어간 환자는 약속대로 되었다고 느낍니다.
둘째 잘못은 순서가 바뀐 까닭을 묻는 환자에게 다른 환자의 사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분은 수술 상담이라서요」 같은 말은 순서를 설명하려다 다른 환자의 진료 내용을 대기실에 알리게 됩니다. 순서 설명은 표의 셋째 열에 정한 사유의 말로만 합니다.
셋째 잘못은 오래 기다린 환자에게 사과만 하고 남은 순서는 알리지 않는 것입니다. 사과는 기다림이 길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넷째 단계에서 다가간 직원은 사과와 함께 앞에 남은 사람 수를 말하고, 남은 사람 수로 가늠한 시간이 첫째 단계의 범위를 또 웃돌 것 같다면 그 사실도 함께 말합니다.
머무는 환경은 이 세 잘못을 덜어 주는 쪽으로 정합니다. 매뉴얼의 시각장애인 및 시각장애 전문가 초점집단면접 결과는 의료서비스의 스마트화 항목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대기 순번 서비스를 듭니다. 대기 순번을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는 병원이라면 셋째 모름을 직원이 다가가기 전에도 줄일 수 있지만,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 환자도 있으므로 넷째 단계는 그대로 이어 갑니다.
대기 중 환자 불안 자주 묻는 질문
대기 시간 기록이 없는 병원은 예상 범위를 어떻게 정하나요?
오늘부터 접수 시각과 진료실 입실 시각을 함께 기록하기 시작하고, 몇 주의 기록이 모이기 전까지는 범위를 말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접수 때는 순서 규칙과 지금 앞에 남은 사람 수만 알립니다. 기록은 접수 프로그램에 남는 시각을 쓰면 직원이 따로 기록하는 수고를 덜 수 있고, 진료실 입실 시각이 남지 않는다면 그 칸만 직원이 더합니다.
예상 범위를 게시판에 고정해 게시해도 되나요?
시간대마다 범위가 다르다면 하나의 숫자를 고정해 게시하지 않습니다. 게시물에는 순서 규칙만 두고, 범위는 접수 때 그 시간대의 것을 말로 알립니다.
보호자가 대신 기다리는 경우에도 같은 규칙을 쓰나요?
같은 규칙을 씁니다. 다만 넷째 단계에서 다가갈 때는 접수 때 받은 이름으로 보호자를 확인하고, 환자의 진료 내용은 대기실에서 말하지 않습니다. 접수 때의 한 문장도 보호자에게 똑같이 알려, 보호자가 환자에게 같은 규칙을 전할 수 있게 합니다.
대기실에 텔레비전이나 읽을거리를 두면 불안이 줄어드나요?
머무는 동안의 시간을 덜 지루하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 글의 세 모름을 줄이지는 않습니다. 읽을거리를 두더라도 남은 시간과 순서에 관한 정보는 접수 안내와 직원의 말로 건네고, 읽을거리가 그 정보를 대신하게 하지 않습니다.
순서 규칙에 없는 일로 순서가 바뀌면 어떻게 하나요?
그날은 「진료실 사정으로 순서가 바뀌었습니다」처럼 사유의 말로만 알리고, 같은 일이 되풀이된다면 그 사유를 순서 규칙에 더해 게시물과 접수 문장을 함께 고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