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보호자 동선, 기다림을 먼저, 장식은 그다음
어린이 환자를 위한 병원 공간은 장식부터 정하지 않고, 아이의 키 높이에서 부딪힐 곳을 없애는 안전, 아이를 안거나 유모차를 미는 보호자가 막힘 없이 움직이는 동선, 아이들이 보호자 곁에서 덜 지루하게 기다릴 수 있는 요소를 차례로 갖춘 뒤에 장식을 더하는 순서로 꾸밉니다. 캐릭터 그림이나 밝은 색 같은 장식은 아이를 반기는 인상을 주지만, 모서리에 부딪히거나 보호자가 유모차를 맡길 곳 없이 서성이는 공간에서는 그 인상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앞의 세 가지가 갖춰진 공간에 더한 장식이어야 아이와 보호자가 겪는 경험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이 순서의 근거는 공공 기준이 어린이를 이용자로 다루는 방식에 있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소개하는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은 모든 시민이 나이, 신체 크기, 국적, 장애, 능력 등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신체 크기가 성인과 다른 아이도 같은 공간을 불편 없이 써야 한다는 뜻이어서, 공간의 높이와 마감을 아이의 몸에 맞추는 일이 장식보다 앞섭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위한 의료시설 매뉴얼도 외래부의 계획 기준으로 장애인 및 노약자, 어린이 등이 편안하게 대기 및 진료, 검사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힙니다.
어린이 공간을 꾸미는 차례와 근거
| 꾸미는 차례 | 다루는 것 | 매뉴얼에서 찾을 수 있는 근거 |
|---|---|---|
| 1. 안전 | 모서리, 돌출물, 아이 키 높이의 충돌 | 로비·홀 모서리 둥근 마감, 모서리 코너보호대 |
| 2. 보호자 동선 | 출입구 단차, 유모차 보관, 기저귀 교환과 수유 | 영유아 동반자의 단차 이용 곤란, 유모차 보관 장소를 통로와 구분 |
| 3. 기다리기 편한 요소 | 보호자 곁에서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 | 어린이 등이 편안하게 대기하는 환경 조성 |
| 4. 장식 | 그림, 색, 캐릭터 | 앞의 세 가지를 가리지 않는 범위 |
표의 넷째 줄에 매뉴얼 근거 대신 「앞의 세 가지를 가리지 않는 범위」라고 쓴 까닭은 장식 자체가 기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식은 안전과 동선과 기다림의 요소를 해치지 않을 때에만 공간의 일부가 되므로, 장식의 위치와 크기는 앞 세 줄이 정해진 뒤에 남은 범위 안에서 정합니다.
아이 키 높이 점검에서 장식 더하기까지
- 아이 키 높이에서 모서리와 돌출물 따지기
- 출입구와 통로에서 보호자의 이동 따지기
- 유모차 보관과 기저귀 교환 공간 정하기
- 보호자 좌석 가까이 아이들이 머물 공간 만들기
- 남은 범위에 장식 더하기
첫째 단계는 아이 키 높이에서 모서리와 돌출물을 따지는 일입니다. 성인의 허리 높이에 있는 접수대 모서리나 선반 끝은 아이에게는 얼굴 높이일 수 있습니다. 매뉴얼은 로비와 홀의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마감한다고 하고, 의료시설의 공통 요소로 모서리의 안전과 파손 방지를 위한 카트받이 및 코너보호대 설치를 듭니다. 직원이 아이 키 높이로 몸을 낮춘 채 대기실과 복도를 한 바퀴 돌면, 서서 걸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모서리가 드러납니다.
둘째 단계는 출입구와 통로에서 보호자의 이동을 따지는 일입니다. 매뉴얼은 영유아 및 동반자의 특성으로 계단과 단차의 승강이 어렵다는 점을 들면서, 특히 유모차나 짐, 유아를 안고 있는 경우 계단 이용이 곤란하다고 정리합니다. 또 출입구 전면은 기울기 없이 수평 공간을 확보해 휠체어 및 유모차 사용자의 이용에 어려움이 없게 한다고 안내합니다. 출입구 앞 작은 턱 하나가 유모차를 든 보호자에게는 아이를 안은 채 유모차를 들어 올려야 하는 일이 됩니다.
셋째 단계는 유모차 보관과 기저귀 교환 공간을 정하는 일입니다. 매뉴얼은 영유아 동반자에게 기저귀 교환이나 수유 등을 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하고, 유모차 보관을 위한 장소는 통로와 구분하여 통행 및 시설 이용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고 씁니다. 유모차를 맡길 곳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대기실 통로가 유모차로 채워지고, 그 통로는 다른 환자와 아이 모두에게 좁아집니다.
넷째 단계는 보호자 좌석 가까이 아이들이 머물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매뉴얼은 영유아 동반자의 특성으로 아이를 안고 있는 경우 장시간 서 있기가 곤란하다는 점과 영유아의 돌발행동을 함께 듭니다.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이 보호자 좌석에서 떨어져 있으면 보호자는 앉지 못한 채 아이를 따라다니게 되므로, 아이의 공간은 보호자가 앉은 채로 아이를 눈으로 따라갈 수 있는 거리 안에 마련합니다.
다섯째 단계는 남은 범위에 장식을 더하는 일입니다. 그림과 색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반가운 요소가 되지만, 첫째 단계에서 둥글게 다듬은 모서리를 각진 액자로 덮거나 셋째 단계의 유모차 보관 공간을 장식물로 좁히지 않는 범위에서 정합니다. 장식을 정할 때도 아이 손이 닿는 높이에는 떼어 내기 쉬운 작은 부품이 달린 장식을 쓰지 않고, 닦기 쉬운 평면 재질을 씁니다.
상황별로 먼저 갖출 것과 그다음의 장식
| 아이와 보호자가 겪는 상황 | 먼저 갖출 것 | 그다음에 더할 수 있는 장식 |
|---|---|---|
| 아이들이 대기실을 뛰어다니다 접수대 모서리 쪽으로 감 | 둥근 마감 또는 코너보호대 | 보호대 위에 어울리는 색의 덮개 |
| 보호자가 아이를 안고 유모차를 든 채 출입구 턱 앞에 섬 | 출입구 앞 수평 공간 | 출입구 바닥의 방향 안내 그림 |
| 보호자가 유모차를 맡길 곳을 찾아 통로에 그대로 놓음 | 통로와 구분된 유모차 보관 장소 | 보관 장소를 알리는 그림 표지 |
| 아이들이 지루해 보호자 곁을 떠남 | 보호자 좌석에서 보이는 아이 공간 | 그 공간의 낮은 그림 장식 |
표의 셋째 열은 둘째 열이 갖춰진 뒤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그림 표지라도 유모차 보관 장소가 없으면 가리킬 곳이 없고, 같은 색 덮개라도 보호대가 없으면 모서리를 감출 뿐입니다.
병원은 재진 환자 관리를 수유 공간과 유모차 보관 장소의 위치 안내까지 담아 진행합니다. 두 번째 방문하는 보호자가 아이를 안은 채 직원에게 위치를 묻지 않아도 곧장 찾아갈 수 있어야 방문의 부담이 줄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병원 사회공헌을 지역 어린이 그림 전시처럼 대기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로 꾸밉니다. 전시물도 장식의 차례에 속합니다. 그래서 행사를 계획할 때는 통로와 모서리 보호를 가리지 않는 크기와 높이부터 정해, 공간 꾸미기의 순서와 어긋나지 않게 합니다.
어린이 공간 꾸미기에서 자주 생기는 잘못
어린이를 위한 공간을 꾸밀 때 자주 생기는 잘못은 셋입니다.
첫째 잘못은 장식을 아이 눈높이에 맞춘다며 돌출된 형태로 설치하는 것입니다. 입체 캐릭터나 선반형 장식을 아이 눈높이에 놓으면 반가운 대상이 되지만, 그 높이는 아이들이 뛰다 머리를 부딪히는 높이이기도 합니다. 원인은 장식의 높이를 정할 때 눈에 띄는지만 따지고 부딪힐 수 있는지는 따지지 않는 데 있습니다. 이 잘못은 대기실 측면과 기둥 둘레에서 주로 드러나며, 장식은 평면 그림이나 둥근 마감의 형태로 대신합니다. 이미 설치한 입체 장식이 있다면 아이 키 높이의 것부터 성인 눈높이 위쪽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충돌 위험이 줄어듭니다.
둘째 잘못은 아이를 위한 공간만 꾸미고 아이를 안고 오는 보호자의 좌석은 그대로 놓는 것입니다. 매뉴얼은 아이를 안고 있는 보호자가 장시간 서 있기 곤란하다고 정리하는데, 아이 공간 주변에 보호자가 앉을 의자가 없으면 보호자는 아이를 안은 채 서서 기다립니다. 원인은 어린이 환자를 위한 공간을 아이 한 사람의 공간으로만 생각하는 데 있고, 이 잘못은 아이 공간 옆에 의자가 없는 배치에서 드러납니다.
셋째 잘못은 대기실만 꾸미고 화장실은 성인 기준 그대로 남기는 것입니다. 매뉴얼은 어린이 등도 이용이 편리하도록 소변기는 바닥부착형으로 설치한다고 안내합니다. 아이들이 혼자 쓰기 어려운 화장실에서는 보호자가 아이를 들어 올려야 하므로, 대기실의 장식이 아무리 아이 친화적이어도 화장실에서 그 인상이 끊깁니다. 원인은 어린이 공간을 눈에 띄는 대기실로만 한정하는 데 있으며, 이 잘못은 진료 중간에 화장실을 찾는 아이와 보호자에게서 드러납니다.
어린이 환자 공간 자주 묻는 질문
소아청소년과가 아닌 병원도 이런 공간이 필요합니까?
매뉴얼은 의료시설 이용자의 특성을 정리하면서 영유아 및 동반자를 별도의 이용자로 다룹니다. 진료과와 상관없이 보호자가 아이와 함께 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아이를 위한 공간 전체를 갖추기 어렵더라도 모서리 보호와 유모차 보관처럼 안전과 동선에 해당하는 요소부터 마련합니다.
임대 건물이라 모서리 마감 공사를 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합니까?
매뉴얼이 의료시설의 공통 요소로 드는 코너보호대는 공사 없이 설치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둥근 마감이 어려운 모서리는 아이 키 높이까지 보호대를 대고, 보호대의 색을 주변 마감과 맞추면 장식의 일부처럼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유리문에는 무엇을 챙겨야 합니까?
매뉴얼은 시인성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띠지의 설치 높이를 휠체어 사용자 및 어린이 등을 고려해 바닥면 기준 0.9미터, 성인은 1.5미터에 각각 설치한다고 안내합니다. 유리문에 장식 그림을 넣는다면 이 두 높이에 맞추어 넣으면, 장식이 아이에게도 유리가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수유실을 따로 만들 공간이 없는 작은 의원은 어떻게 합니까?
매뉴얼은 임산부 등을 위한 휴게시설에 수유실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별도로 마련하고, 기저귀교환대와 수유공간 사이에 수유커튼 등을 설치해 공간을 분리하라고 안내합니다. 독립된 방이 어렵다면 커튼으로 구획한 공간이라도 마련하고, 기저귀교환대는 접이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는 안내에 따라 공간을 아낍니다.
기저귀교환대의 높이는 어떻게 정합니까?
매뉴얼은 기저귀교환대와 세면대의 상단 높이를 바닥면에서 0.85미터 이하, 하단 높이를 0.65미터 이상으로 설치하도록 안내합니다. 휠체어를 쓰는 보호자도 쓸 수 있는 높이이므로, 장식용 수납장을 교환대 아래에 넣어 하단 공간을 막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