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지와 묻히는지로 정하는 양
병원 공간 게시물의 알맞은 양은 붙일 수 있는 면의 넓이가 아니라 두 가지 시험으로 정합니다. 하나는 환자가 그 게시물 앞에서 실제로 멈춰 읽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그 게시물 때문에 길 안내나 순번 안내처럼 꼭 읽혀야 할 안내가 묻히지 않는지입니다. 두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게시물은 아무리 좋은 내용이어도 그곳에서 뗍니다. 여기에 셋째로, 게시물의 내용이 의료광고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따집니다.
안내가 묻히는 일을 먼저 따지는 까닭은 병원 공간에서 환자가 겪는 어려움에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위한 의료시설 매뉴얼」(2022)은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겪는 주요 문제를 「기다림」과 「헤매임」으로 들고, 헤매임에서는 주요 실과 복도의 배치, 음성과 음향, 색채, 조명 같은 정보 안내가 주요 이슈라고 설명합니다. 길과 순번을 알리는 안내 옆에 건강 정보 포스터와 시술 홍보물이 빽빽이 붙으면, 환자는 찾아야 할 한 장을 여러 장 사이에서 찾느라 헤매게 됩니다.
내용을 따지는 까닭은 병원 안의 게시물도 광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의 「건강한 의료광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요」(2판)는 의료광고를 의료인 등이 신문, 잡지, 음성, 음향, 영상, 인터넷, 인쇄물, 간판, 그 밖의 방법으로 의료행위, 의료기관 및 의료인 등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나타내거나 알리는 행위로 설명합니다. 대기실에 붙인 시술 홍보 포스터는 인쇄물로 시술 정보를 알리는 것이어서, 광고의 기준에서 따로 따져야 합니다. 같은 자료는 사업장의 게시물에 쓰거나 붙인 문자와 도형을 표시로, 안내 전단과 인터넷 홈페이지, FAQ 게시물을 광고로 설명합니다. 대기실 한쪽 면의 종이 한 장도, 그 종이를 옮겨 놓은 홈페이지 공지도 소비자에게 무엇을 알리는지에 따라 따져야 할 대상이 됩니다.
게시물의 세 종류와 붙일 곳
| 게시물의 종류 | 예 | 붙일 곳 | 양을 정하는 기준 |
|---|---|---|---|
| 안내 | 길 안내, 순번 안내, 진료 시간, 비상구 | 환자가 방향을 정하는 곳 | 그 면에는 안내만, 다른 종류를 붙이지 않음 |
| 정보 | 손 씻기, 예방접종 일정 같은 건강 정보 | 환자가 앉아서 기다리는 곳의 정면 | 대기 중에 읽을 수 있는 만큼, 한 면에 한 주제 |
| 홍보 | 시술이나 진료 프로그램 소개 | 안내와 떨어진 곳, 또는 붙이지 않음 | 의료광고 기준을 먼저 따지고, 남는 것만 최소로 |
세 종류는 붙일 곳부터 다릅니다. 안내는 환자가 걸으며 방향을 정하는 곳에, 정보는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곳에 붙어야 읽힙니다. 홍보는 두 곳 어디에도 끼어들지 않게 하고, 의료광고에 해당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붙이기 전에 따로 따집니다.
사진 목록에서 하나 붙이면 하나 떼기까지
- 공간의 게시물을 모두 사진으로 남겨 목록 만들기
- 게시물을 안내, 정보, 홍보로 나누기
- 환자가 멈추는 곳과 앉는 곳 찾기
- 면마다 한 종류만 남기기
- 새 게시물을 붙일 때 같은 면의 하나를 떼기
첫째 단계는 공간의 게시물을 모두 사진으로 남겨 목록을 만드는 일입니다. 출입구에서 진료실까지 환자가 지나는 길을 따라 붙어 있는 모든 종이와 화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사진마다 붙은 곳, 붙인 날, 붙인 사람을 씁니다. 붙인 날을 아무도 모르는 게시물이 목록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둘째 단계는 게시물을 안내, 정보, 홍보로 나누는 일입니다. 한 장에 두 종류가 함께 들어 있다면, 예를 들어 진료 시간 안내 아래에 시술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면, 그 장은 홍보로 셉니다. 안내에 홍보가 붙으면 안내를 읽으려던 환자가 홍보까지 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단계는 환자가 멈추는 곳과 앉는 곳을 찾는 일입니다. 출입구에서 방향을 정하는 곳, 접수대 앞에서 줄을 서는 곳, 엘리베이터 앞, 화장실 문 앞이 멈추는 곳이고, 대기 의자의 정면이 앉는 곳입니다. 이 밖의 곳에 붙은 게시물은 환자가 지나치며 읽지 않을 수 있으므로, 넷째 단계에서 떼는 후보가 됩니다. 붙이는 높이도 이 단계에서 함께 씁니다. 매뉴얼은 출입구 측면에 의료시설의 명칭, 접수대 위치 같은 내부 정보를 손으로 읽는 촉지도식 안내판을 1.0~1.2미터 높이에 설치하도록 안내하고, 로비나 홀에 매다는 안내판은 바닥에서 2.1미터 이상의 유효높이를 확보하도록 안내합니다. 멈추는 곳의 안내가 이 높이 범위를 벗어나 있거나 그 앞을 다른 게시물이 가리고 있다면, 장수를 줄이기 전에 그 안내의 높이와 앞쪽부터 고칩니다.
넷째 단계는 면마다 한 종류만 남기는 일입니다. 멈추는 곳의 면에는 안내만, 앉는 곳의 정면에는 정보만 남기고, 같은 면에 함께 있던 다른 종류는 뗍니다. 홍보물은 내용이 의료광고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따지고, 시술의 결과를 약속하거나 비용을 앞세운 것은 붙이지 않습니다. 진료실이나 대기실을 찍는 영상에는 이 면들이 배경으로 들어갑니다. 병원은 병원 영상 촬영을 이 넷째 단계의 정리를 마친 다음 차례로 놓습니다. 정리 전에 찍으면 뗀 게시물과 홍보물이 영상 속 배경으로 남아, 공간을 정리한 뒤에도 그 영상이 쓰이는 동안 정리 전의 공간이 함께 전해집니다.
다섯째 단계는 새 게시물을 붙일 때 같은 면의 하나를 떼는 일입니다. 면마다 붙일 수 있는 장수를 넷째 단계가 끝난 상태로 정하고, 새로 붙일 것이 생기면 같은 면에서 하나를 떼어 그 장수를 지킵니다. 이렇게 해야 정리한 공간이 몇 달 뒤 또 게시물로 덮이지 않습니다. 장수를 정한 기록은 목록 사진과 함께 남기고, 석 달에 한 번 출입구에서 진료실까지 같은 길을 따라 걸으며 목록과 실제 면이 같은지 대조합니다. 목록에 없는 게시물이 붙어 있으면 누가 언제 붙였는지 묻고, 둘째 단계의 종류부터 새로 정합니다.
면마다 정리한 모습(가상의 예)
| 곳(가상의 예) | 정리 전 | 정리 뒤 |
|---|---|---|
| 출입구 안쪽 면 | 층별 안내, 시술 홍보 포스터 둘, 지난달 행사 안내 | 층별 안내만 |
| 접수대 앞 | 순번 안내, 진료비 안내, 건강 정보 포스터, 업체 홍보물 | 순번 안내, 진료비 안내 |
| 대기 의자 정면 | 건강 정보 포스터 다섯 장 | 손 씻기 포스터 한 장 |
| 화장실 문 앞 | 없음 | 화장실 위치 안내 |
가상의 예인 이 의원은 정리 전에 게시물이 열두 장이었지만, 정리 뒤에는 다섯 장이 남았습니다. 장수는 줄었어도 화장실 문 앞처럼 환자가 멈추는데 안내가 없던 곳에는 새로 붙인 것이 생겼습니다. 알맞은 양은 덜어 내는 일만이 아니라, 멈추는 곳에 빠진 안내를 채우는 일까지 함께입니다. 대기 의자 정면의 포스터 다섯 장 가운데 한 장만 남긴 까닭은, 앉은 환자가 한 번에 읽고 마칠 수 있는 분량이 한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남기지 않은 네 장은 버리지 않고 목록에 보관했다가, 계절이 바뀌어 주제를 갈 때 한 장씩 꺼내 같은 곳에 겁니다. 업체 홍보물은 목록에서 지웠고, 업체에는 대기실에 붙이지 않는다고 알렸습니다.
게시물을 정리할 때의 잘못
게시물을 정리하면서 생기기 쉬운 잘못이 있습니다.
첫째 잘못은 중요한 안내라며 같은 안내를 여러 곳에 붙이는 일입니다. 같은 진료 시간 안내가 출입구, 접수대, 엘리베이터 앞에 모두 붙으면 환자는 세 장이 같은 내용인지 하나하나 읽어야 하고, 안내를 고칠 때 한 장을 빠뜨리면 서로 다른 시간이 함께 붙게 됩니다. 진료 시간이 바뀌는 날, 붙은 곳을 모두 찾아 고쳐야 하는 장수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같은 안내는 환자가 그 정보를 처음 필요로 하는 한 곳에만 겁니다.
둘째 잘못은 안내를 글자만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매뉴얼은 주변과 명확히 대조되는 색상으로 문자를 표시하고, 한글, 외국어, 그림을 함께 써서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하도록 안내합니다. 글자로만 된 안내는 한국어를 읽기 어려운 환자나 시력이 낮은 환자에게 닿지 않아, 장수를 줄여도 묻히는 안내가 남습니다.
셋째 잘못은 화면을 들이면서 안내까지 돌아가는 화면에 넣는 일입니다. 화면은 여러 장을 번갈아 띄우므로, 환자가 화면을 쳐다본 순간에 필요한 안내가 지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순번이나 길처럼 그곳에서 바로 읽혀야 할 안내는 화면이 아니라 붙박이 안내로 남깁니다. 화면에는 대기 중에 읽어도 되는 정보만 싣고, 화면에 띄우는 홍보물 역시 붙이는 홍보물과 같은 기준으로 의료광고 해당 여부를 따집니다.
병원 공간 게시물에 관한 질문
건강 정보 포스터도 의료광고에 해당하나요?
손 씻기나 예방접종 일정처럼 일반적인 건강 정보만 담은 포스터와, 병원의 특정 시술이나 진료를 권하는 포스터는 다르게 읽힙니다. 포스터에 병원의 시술 이름이나 비용, 결과가 들어 있다면 의료광고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붙이기 전에 심의위원회나 관할 보건소에 문의합니다. 일반 건강 정보 포스터라도 아래쪽에 병원의 시술 안내나 연락처가 함께 실려 있다면, 그 부분 때문에 홍보로 세고 같은 문의를 거칩니다.
제약회사나 업체가 준 포스터를 붙여도 되나요?
업체가 준 포스터는 홍보로 셉니다. 병원 대기실에 붙은 제품 포스터는 병원이 그 제품을 권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으므로, 붙인다면 안내와 정보의 면과 떨어진 곳에 걸고 병원의 말처럼 읽히지 않는지 따집니다.
외국어 안내는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매뉴얼은 외국인이 한국어로 된 안내표지판과 의료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모든 게시물을 옮기기보다, 길 안내, 화장실, 비상구, 접수처럼 멈추는 곳의 안내부터 그림과 외국어를 함께 씁니다.
대기 시간이 긴 병원은 게시물을 늘려도 되나요?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정보 게시물을 읽을 시간도 늘지만, 늘리는 곳은 대기 의자의 정면으로 한정합니다. 멈추는 곳의 안내 면에는 대기 시간과 상관없이 다른 종류를 더하지 않습니다.
정리한 뒤의 양은 얼마나 유지하나요?
다섯째 단계의 「하나 붙이면 하나 떼기」로 장수를 지킵니다. 다만 화장실 위치처럼 환자가 멈추는데 안내가 빠진 곳이 새로 드러나면, 그곳의 장수를 늘리고 목록에 그 까닭을 씁니다.